이탈리아 샤르데냐섬에 출몰한 메뚜기 떼. /도이치벨레

불볕더위와 가뭄으로 이중고를 겪는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 떼가 출몰해 농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 등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르데냐섬의 6만ha(헥타르·1ha 약 3000평) 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면적 기준 작년의 두 배, 2019년에 비해 30배가량 큰 피해 규모로 30년 만의 최악의 메뚜기 떼 피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샤르데냐섬에서 농사를 짓는 안토넬로 브라우는 농지 일대를 가리키며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메뚜기 떼가 출몰한 주요 원인은 기온 상승과 강수량 부족으로 인한 가뭄에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메뚜기가 알을 낳기 쉬운 고온 건조한 환경이 메뚜기 떼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또 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작되지 않은 땅이 증가해 건조하고 압축된 토양이 형성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이탈리아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7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와 밀라노를 포함한 14개 도시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이탈리아 카루소 인근에서 폭염과 가뭄 여파로 시작한 산불이 국경을 넘어 슬로베니아까지 확산, 2000ha가 넘는 지역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에밀리아로마냐주, 롬바르디아주 등 5개 지역에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