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2차대전 활약상을 다룬 이지(Easy) 중대의 마지막 생존자 브레드포드 프리먼. /미국 공군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 속 실제 모델인 미군 ‘이지(Easy) 중대’의 마지막 생존 병사가 세상을 떠났다.

6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육군 101공수사단 506낙하산보병연대 2대대 예하의 이지 중대 소속으로 2차대전 서부전선에 참전했던 브레드포드 프리먼이 지난 3일 미시시피주 콜럼버스에서 97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유족들이 발표했다.

프리먼은 미시시피 주립대 신입생이던 1942년 군에 자원입대했다. 그는 일병 계급이던 1944년 6월 6일 프랑스 북부 해안에서 펼쳐진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작전 지역 중 하나인 유타 해변 전투에 투입됐다. 박격포병으로서 18파운드(약 8.2kg)짜리 박격포 판을 가슴에 매고 유타 해변 안쪽의 소들이 가득한 목장에 착륙한 그는 다리가 부러진 동료 병사를 숨긴 뒤 본대에 합류해 싸웠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성공한 후 그는 혹한기인 194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말까지 아르덴 숲에서 연합군이 독일군 최후의 반격을 막아낸 벌지 전투에 참전했다. 벨기에 바스토뉴에서 벌어진 이 전투에서 그는 ‘비명지르는 미미(Screaming Mimi)’란 별칭을 가진 독일군의 견인식로켓포 공격을 받아 다리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3개월 만에 회복한 그는 부대로 복귀해 아돌프 히틀러가 버리고 간 별장이 있는 독일 베르히테스가덴 점령전에 참전해 승리를 거뒀고, 연합군 일원으로 오스트리아에 입성했다. 종전 직후인 1945년 11월 이지 중대의 동료 병사들과 함께 제대했다.

제대 후 미시시피주 칼레도니아로 돌아온 그는 미시시피 주립대에 복학해 졸업했다. 이후 32년 동안 집배원으로 일하며 결혼해 두 딸과 손자 넷을 둔 평범한 가정을 꾸렸다. 그의 딸은 부고장을 통해 “아버지는 전쟁에서 한 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진 않았지만, 미시시피 시골 출신의 소년이었던 자신이 여러 장소를 경험하고 수많은 흥미로운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었다”고 전했다. 작년 5월 그는 2차대전 당시 공로를 인정 받아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명의의 챌린지 코인을 받았다.

프리먼이 소속된 이지 중대의 2차대전 활약상은 역사학자 스티븐 앰브로스가 1992년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제목의 소설을 내면서 알려졌고,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제작해 HBO에서 방영한 동명의 드라마로 유명해졌다. 이지 중대 소속 장교 중에서 마지막 생존자였던 에드워드 셰임스는 작년 99세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