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경제 위기에 빠진 파키스탄에서 한 장관이 “국민들이 차(茶)를 조금 덜 마셔서 돈을 아끼자”고 발언했다가 비난에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세계 최대 차 수입국 중 하나로 경제적 지위와 관계 없이 대부분의 국민이 매일같이 일상에서 차를 즐긴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아산 이크발 파키스탄 기획개발부 장관은 14일 기자 브리핑에서 “파키스탄은 대출을 이용해 차를 수입한다”며 “하루 한두 잔 정도 차 마시는 것을 줄여줄 것을 국민들에 호소한다”고 했다.
인구 2억2000만명가량인 파키스탄은 지난해 차 수입액으로 약 6억 달러(약 7700억원)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대 차 수입국으로 알려져 있다. 파키스탄인들은 빈부와 상관 없이 적어도 하루 3잔씩 마실 정도로 차를 좋아한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크발 장관의 발언은 이달 파키스탄의 보유 외환이 100억 달러(약 12조원)로 지난 2월(약 160억 달러)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든 가운데 나왔다. 이로 인해 최근 파키스탄은 필수적이지 않은 사치품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 마시는 횟수를 줄여달라는 이크발 장관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차 마시는 것을 줄이는 것이 재정난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장관을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반응도 이어졌으며 사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한 가게 주인은 알자지라에 “이번에 차를 덜 마시라고 했는데, 다음에는 여기서 더 줄이라고 할 것 같다”며 “이게 해결책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파키스탄은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으로 지난 4월 물러난 임란 칸에 이어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이끌고 있다. 지난주 샤리프 내각은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기로 한 60억 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것에 대해 IMF를 다시 설득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