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76·왼쪽)이 18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호잔젤라 시우바(55)와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2003∼2010년 브라질 대통령이자 오는 10월 대선의 유력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6)가 18일(현지 시각) 비공개로 자신의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그의 약혼녀이자 동료인 21세 연하의 사회학자 로잔젤라 다 시우바(55)와 상파울루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예식은 현직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시위를 우려해 이날 오후까지 비밀에 부쳐질 정도로 극비로 진행됐다. 동료 정치인과 지인, 그래미상을 수상한 뮤지션 질베르토 질을 포함한 150~200명의 하객이 초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룰라 전 대통령이 두 번째 부인과 사별한 직후인 2017년 말부터 교제했다. 그해 룰라가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수감되면서 감옥에서 나온 2019년부터 동거했다. 호잔젤라는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와 국영전력회사 엘레트로브라스 등에서 근무했으며, 1980년대 중반부터 룰라 전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노동자당 당원으로 활동했다. 정치권에서는 ‘잔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호잔젤라가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극비로 진행된 탓에 보우소나르 대통령 지지자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결혼식이 호화로운 축제였다며 그의 부패 혐의를 뒷받침한다는 소문을 온라인에 퍼뜨렸다. 이에 대해 룰라 전 대통령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나처럼 행복한 사람은 분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면 된다”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의 결혼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 아내 마리아 지 로우지스는 룰라가 금속공장 노동자 시절이자 결혼 2년 만인 1971년 에 사망했다. 43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간 두 번째 아내 마리자 레치샤는 뇌졸중 치료를 받다가 2017년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