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현지에서 중국 소셜미디어에 지속적으로 올리는 중국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 거주하는 중국인 프로그래머 왕지시안(36)은 개전 이래 매일같이 현지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와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 올리고 있다. 그는 영상에서 중국 여권을 들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나치가 아니라 프로그래머, 이발사 등 보통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공습 경보가 울리는 영상에선 “또 개자식들(러시아군)이 오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전쟁을 비판하며 참상을 전한 것은 아니다. 첫 영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수퍼마켓에서 과일과 고기를 사는 모습을 담았다. 중국에 있는 부모에게 전쟁통에도 괜찮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인 대다수가 러시아를 지지하는 것을 보고 참상을 알리겠다고 결심했다. 중국에선 그를 ‘반역자’라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국가의 입장이 모든 중국인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도 그의 영상을 단속했고 소셜미디어 계정까지 차단해 한때 가족과 연락이 끊어지기도 했다. 왕지시안은 “내가 어떻게 나라를 배신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왕지시안의 지인들은 우크라이나를 떠나길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미사일에 대항해 싸울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떠날 생각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