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상무부는 올해 1분기 미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잠정 집계를 발표했다. /신화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고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기록적 인플레이션에 긴축 우려가 겹치면서 미국 성장 속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지난해 4분기에 미 경제가 6.9% 성장한 데 비해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이 정도 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을 강타한 2020년 2분기(-32.9%)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2022년 4월 25일 전세계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계속하는 가운데 뉴욕 시민들이 뉴욕 증권 거래소(NYSE) 옆을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앞서 주요 투자은행들은 1분기 미 GDP 성장률을 비관적으로 전망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 1분기 GDP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3%로, JP모건은 1.1%에서 0.7%로 낮춰잡았다. 바클레이스는 0.5%로도 전망했다. 이런 전망치를 훨씬 하회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 1월 미국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 폭등 등 악재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 4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이렇게 1980년대를 방불케 하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에다, 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가 뒤늦게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에 나서면서, 인플레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공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3년만의 첫 금리 인상에 이어 내달엔 0.5%포인트 이상의 대폭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도이체방크는 “인플레 위협으로 미국 경제 연착륙이 어려울 것”이라며 “대규모 경기침체(major recession)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세계은행(WB)은 “세계가 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다만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 미 경제매체들은 “1분기 성장률만 놓고 미 경제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무역 적자가 늘고 정부 지출이 작아졌지만, 소비나 기업 투자 면에선 선방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