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지난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선거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고 주장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원들을 상대로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소 7200만달러(약 880억원)의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힐러리와 그 지지자들은 양심에 충격을 주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모욕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음모를 꾸몄다”며 “그들은 악의적으로 상대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가 적대적인 국가와 결탁하고 있다는 거짓 이야기를 짜내는 데 공모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행위들은 터무니가 없고 파괴적이며 자극적이어서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조차 왜소하게 만든다”고 했다.
러시아 내통 의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가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러시아와 접촉했다는 것을 말한다.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는 이 의혹을 2년여간 수사했지만, 트럼프 캠프의 수상한 정황만 찾는 데 그쳤다. 트럼프 측과 러시아 간 여러 차례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선거 개입 행위 자체에 트럼프 캠프 핵심 인사들이 관여됐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힐러리 캠프의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 트럼프와 러시아 간 공모 가능성을 수사했던 제임스 코미 전 미연방수사국(FBI) 국장, 유착 의혹을 제기했던 영국 정보기관 요원 출신의 크리스토퍼 스틸도 함께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