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6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침략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로하고 인도적 활동을 위해 추기경 2명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바티칸뉴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교황은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행한 연설에서 “교황청은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의향이 있다”며 “구호 등 인도적 노력을 돕고자 추기경 2명을 우크라이나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우크라이나에는 피와 눈물의 강이 흐르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라 죽음과 파괴의 비참함을 안겨주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이를 ‘군사작전’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교황이 거부하고 ‘전쟁’으로 명명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이날 교황의 연설에서 ‘러시아’란 단어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파견되는 추기경은 교황청에서 자선 활동을 총괄하는 폴란드 출신의 콘라트 크라예프스키 추기경과 이주·자선·정의·평화 등을 담당하는 캐나다 출신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이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이날 바티칸뉴스 인터뷰에서 “일단 폴란드로 이동한 뒤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계획”이라면서 우크라이나 내 구체적 행선지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과 평화를 위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황은 러시아의 침공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교황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통상 교황청 국무원이 대사들을 교황청으로 부르곤 했던 것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러시아 대사관을 찾아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