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교도가 통치하는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이슬람 경찰이 기독교인에게 판매할 주류 400만병을 압수해 깨부쉈다. 이슬람 율법은 주류 판매와 소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나이지리아 북부 카노주(州)에서 이슬람 경찰 ‘히스바’가 압수한 맥주 등 주류 387만3000여 병을 광장에서 불도저로 깔아뭉갰다. 히스바는 정규 경찰과 별도로 편성된 일종의 종교 경찰로, 카노주 인구 다수를 차지하는 이슬람 교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집행한다.

히스바에 따르면, 이번에 깨부순 술병은 기독교인이 다수 거주하는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에서 카노주의 기독교인 거주 지역을 오가는 주류 운반 트럭에서 수개월 동안 압수한 것이다. 이날 술병 파기 작업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이슬람 교도 군중 앞에서 진행됐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주류 단속이 한층 엄격해지면서 이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샤리아를 어기고 술을 판매하거나 소비하면 채찍 80대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히스바는 한때 비이슬람 교도에게 샤리아에 따른 형벌 집행을 엄격히 하지 않은 적도 있지만, 점차 술과 마약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독교인 거주 지역의 술집을 급습해 청년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성난 청년들이 거리에 방화하면서 정규 경찰이 투입되기도 했다.

인구 2억1000만여 명의 나이지리아는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남북을 양분하고 있다. 카노주는 샤리아 율법을 적용하는 북부 12주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