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전투 병력과 장비를 배치하는 것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 등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는 합동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자국 병력을 벨라루스에 배치 중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들이 우크라이나를 북쪽에서 침공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상업 위성 기술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이날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각종 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발사대, 지상 공격기 등으로 무장한 러시아군 병력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지대 3곳에 분산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은 “벨라루스 루니네츠에서는 Su-15 지상공격기 15대와 S-400 대공 방어 시스템이, 옐스크에선 다연장 로켓 발사대 수십 기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S-26 이스칸데르 탄도 미사일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또 레치차에서 탱크와 곡사포 등을 전개하고, 대규모 주둔지를 만드는 것도 확인됐다. 대부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이내에 있는 곳이다.
나토는 이런 식으로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군 규모가 약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냉전 이후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보낸 병력 중 최대 규모”라며,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로 간주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벨라루스 전역에서 벌이는 ‘동맹의 결의(Union Resolve) 2022′ 합동 군사 훈련에 일시적으로 파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러시아군 훈련 예정지를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안드리 자고로드니우크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며 “러시아 병력 동원 수준이 키예프나 다른 도시를 점령하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위해서는 약 20만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백악관도 이날 “러시아가 언제든 침공에 나설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러한 서방의 반응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6일 “우크라이나를 전쟁으로 몰아넣는 것은 러시아가 아닌 미국이며, 이것이 우크라이나 위기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와 싸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핵무기 등을 굳이 언급하지 않겠지만,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