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 하시미 알 쿠라이시가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됐다고 AP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미군 특수부대 병력이 전날 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의 IS 지도부 은거지를 급습한 끝에 쿠라이시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용맹하고 뛰어난 우리 군이 IS를 이끄는 알 쿠라이시를 전장에서 제거했다”며 “작전에 참여했던 미군들은 무사히 귀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간밤에 미군이 시리아 북서부에서 미국인과 우리 동맹을 보호하기 위한 대테러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했다. 이날 미군 특수부대는 헬기를 이용해서 은신처 3층 벽돌집 부근까지 이동한 뒤 급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으며, 알 쿠라이시는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여성과 어린이 등이 포함된 가족과 함께 폭사했다고 외신과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작전이 종료된 뒤 핏자국이 묻은 은신처 내부 모습이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됐다.

美특수부대가 급습한 IS 은신처 - 3일(현지 시각)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IS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 하시미 알 쿠라이시가 은거하던 3층짜리 벽돌 건물이 미군 특수부대의 기습작전 직후 심하게 훼손된 모습. 알 쿠라이시는 교전 과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자폭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AP 연합뉴스

시리아 극단주의 반군에서 갈라져 나온 IS는 2014년 이라크·시리아 영토 일부를 장악한 뒤 인질 납치와 잔혹한 살해를 일삼고 세계 곳곳에서 추종자들의 자생 테러를 선동하며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무장단체다. 미국 주도 국제연합군의 격퇴전으로 세력이 급속도로 위축됐으나 탈레반의 정권 재장악으로 혼란해진 아프가니스탄으로 본거지를 옮기며 최근 급속도로 세력을 키워왔다. 쿠라이시는 2019년 10월 IS의 초대 수괴인 아부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제거된 뒤 조직을 이끌어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부활한 IS가 원래 본거지 쪽으로 세력을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시리아 북서부에 특수부대를 대거 투입해 군사 작전을 준비해왔다. 이 지역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반군이 장악해온 거점으로, 현재는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앞서 IS는 지난해 8월 미군 철군과 외국인 철수가 진행 중이던 카불 공항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했고 이 과정에서 미군 13명을 비롯한 100여 명이 사망하며 바이든 행정부에 타격을 입혔다. 미국은 지난달에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친서방 성향의 시리아 반군에게 무기와 물자를 지원해 IS가 장악하고 있던 교도소를 탈환하도록 돕는 등 최근 시리아 지역에서 IS 격퇴전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