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의 우방이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주재하는 대사관 직원 가족들에게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
31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벨라루스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의 가족들에게 벨라루스를 떠날 것을 명령한 동시에 자국민에게 벨라루스 여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은 “비정상적이고 우려스러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러시아 군대의 증강” 때문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상황의 변동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인들의 벨라루스 여행 자제를 강력히 권고한다”며 “벨라루스 정부의 미 대사관 직원 배치 제한으로 인해 벨라루스에 체류하는 미국 시민에게 일상적 또는 긴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능력은 이미 심각히 제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8월 친러 성향의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은 수도 민스크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관 직원 수를 5명 이하로 줄이라고 미국 측에 통보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벨라루스가 자국 영토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허용한다면, 벨라루스는 미국과 동맹국들로부터 신속하고 결정적인 대응을 받을 것임을 벨라루스에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인 러시아가 직접적 공격을 받으면 벨라루스도 전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국무부가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과 외교관 가족들에게 출국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면서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