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일괄적 ‘방역 패스’를 도입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 정부 소속 공무원, 직원 100인 이상 사업장 등에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방역 패스 제도를 미 전역으로 확대 중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강제 조치는 위헌(違憲)이라며 법정 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실제 정부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거는 법원 판결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3일(현지 시각) 텍사스주(州) 북부지법은 미 특수부대 ‘네이비실’ 소속 군인 35명을 대리해 제기된 소송에서 해군과 국방부가 소속 군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에 대한 예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명령을 내린 리드 오코너 판사는 판결문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정부가 이들의 자유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조지아주 남부지법도 연방 정부와 거래하는 계약 업체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켰다.
미 연방 대법원은 오는 7일 100인 이상 사업장과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행정 명령 2건에 대한 특별 심리를 개시할 예정이다. 앞서 작년 11월 루이지애나 등 14주는 의료 종사자에 대한 백신 의무화 명령을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루이지애나주 연방 판사가 이를 받아들이며 판결의 효력 범위를 전국 모든 주로 확대했다. 미주리주 연방법원 판사도 미주리를 비롯해 알래스카, 아칸소, 아이오와 등 10주가 요구한 의료 종사자 백신 의무화 중단 조치를 받아들였다.
백신 의무화에 제동이 잇따르자 바이든 행정부는 루이지애나주를 관할하는 제5 항소법원에 항소했고, 법원은 지난달 15일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이 유효하다며 1심 결정을 일부 뒤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급심 판결이 엇갈려 (대법원에선) 어느 한쪽이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뉴욕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보스턴, 시애틀, 뉴올리언스 등 미국 대도시들도 자체적으로 주요 시설을 출입할 때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과도한 행정 조치’라는 반응과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