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중부를 덮친 토네이도로 한국전 참전 용사도 희생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 용사인 94세 골든 웨스 헴브리는 이번 토네이도 희생자에 포함됐다. 1927년생인 헴브리씨는 토네이도로 파괴된 아칸소 머넷 요양원에 거주 중이었다. 그는 지난 2016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 입소했다.
현지 부고 기사에 따르면 조카인 마이크 헴브리는 그를 “사교적인 사람이었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형제인 지미 헴브리는 그를 ‘영웅’이라고 했다. 지미는 “그(골든 헴브리)는 자신과 모두의 삶을 위해 최전선에서 싸웠다”라고 했다.
지미는 토네이도가 덮치기 전날 요양원을 방문해 형인 헴브리씨를 만났다고 한다. 지미는 “그(헴브리씨)는 괜찮았고, 우리끼리 말하고 웃었다”라고 전했다. 둘의 마지막 만남에서 헴브리씨는 “그냥 먹고 잔다. 내 인생에서 최고의 직업”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10일 밤 헴브리씨가 거주하던 요양원을 토네이도가 덮쳤다. 그는 토네이도로 요양원 지붕이 무너지며 결국 사망했다.
지미는 자신 형의 전쟁 메달과 소지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희생자 중에선 생후 2개월된 아동도 포함됐다. 지난 10일 켄터키주 도슨 스프링스에 머무르던 더글라스와 재키 쿤 부부는 토네이도가 다가오자 세 자녀를 데리고 화장실로 대피했다. 부부는 두 달 된 딸 오클린을 보호하기 위해 아기를 카시트로 감쌌다. 하지만 토네이도가 집을 강타하면서 오클린은 바람에 휩쓸려 내팽겨쳐졌다. 오클린은 이틀 뒤인 12일 발작을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뇌출혈이 일어났다며 아이를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오클린은 다음 날 결국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번 토네이도로 현재까지 5개 주에서 최소 8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