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표식 앞에 서 있는 중국 공안/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년 간 미 공군의 사이버 보안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을 총괄하다 최근 사임한 니컬러스 차일란 전(前)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가 “중국은 AI와 머신 러닝, 사이버 능력의 발전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미 (미·중 간 경쟁은) 끝났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차일란은 “(중국의 우위는) 기정사실이며 향후 15~20년 동안 중국과의 싸움에서 (이길) 가망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다”며 군의 느린 기술 혁신 속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지난주 사임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차일란은 “우리 정부 일부 부처의 사이버 방어 수준은 ‘유치원 수준’”이라며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위협 등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은 언론 보도부터 지정학적 요소 등 모든 것을 조종하면서 세상의 미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며 “F-35 스텔스 전투기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하드웨어보다 (중국의) 이러한 새로운 기술들이 미국의 미래에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뒤처지는 이유로 ‘AI 등 신기술에 대한 윤리 논쟁’을 꼽았다. AI 윤리에 대한 미국 내 광범위한 논쟁이 미국을 둔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구글 등 미국 회사가 AI 분야에서 국방부와의 협력을 꺼리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AI 기업들은 정부에 의무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와 기업이) 윤리 논란 등은 제쳐두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면 인식 기술과 감시 카메라, 휴대폰 GPS 추적 등으로 ‘전(全)국가 감시 체제’를 가동하고 있고, 이를 통해 AI 기술을 급속도로 발전시키고 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지난 3월 미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NSCAI)도 백악관 및 의회에 제출한 AI 관련 보고서에서 “중국은 향후 10년 내에 미국을 추월할 힘과 능력, 그리고 야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