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당시 총상을 입었던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의 육성이 10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이는 지난 7일 사건 발생 사흘 만이다.

◇”한 마디 말할 기회 안주고 총알 퍼부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경찰청에서 언론에 공개한 대통령 암살 용의자와 이들에게서 압수한 소총·칼 등 무기의 모습. 경찰은 용의자 6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2명은 미국 시민권자라고 밝혔다. 또 다른 용의자 7명은 교전 중 사살됐다. /AFP 연합뉴스

모이즈 여사는 이날 대통령 부인 공식 트위터에 아이티 크레올어로 된 음성 메시지를 올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괴한들이 집에 들어와 남편에게 한 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알을 퍼부었다”고 말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당시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당일 사망했고, 모이즈 여사도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모이즈 여사는 “나는 신 덕분에 살았지만, 남편을 잃었다”며 “이 나라가 길을 잃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남편의 피를 헛되이 흘려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암살 동기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모이즈 여사는 “난 여러분(아이티 국민)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티 대통령의 암살은 미주 대륙 최빈국인 아이티를 이미 혼란에 빠뜨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연말로 예정된 아이티의 대선과 총선을 그대로 치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래 목표는 납치? 암살 이유 아직 미궁

8일(현지 시각)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한 경찰서 앞에서 시민들이 경찰에 체포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 2명과 현장에서 숨진 용의자 2명의 시신을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이티 당국에 따르면 암살에 가담한 괴한은 모두 28명으로, 이 중 26명이 콜롬비아인이며 2명은 아이티계 미국인이다. 17명이 체포됐으며 3명은 사살됐다. 당국은 나머지 8명을 뒤쫓고 있다.

이날 아이티 현지 언론 르 누벨리스트는 아이티 수사 당국이 체포된 아이티계 미국인 용의자 2명 심문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통역 역할을 했으며, 암살이 아닌 납치가 원래 목표였다고 진술했다. 납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누구의 사주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체포된 콜롬비아인 용의자 중 4명은 지난달 6일 도미니카 공화국을 통해 아이티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콜롬비아인 용의자의 배우자는 현지 라디오에 출연해 남편이 ‘CTU’라는 이름의 보안 회사에 월 2700달러(310만여원) 조건으로 채용됐으며,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유력 가문을 경호하는 게 업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으며, 아이티로 갔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배우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