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한국계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한국계 유미 호건(61·한국명 김유미) 여사가 최근 미국 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계 겨냥 증오 범죄에 대해 “우린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건 여사는 1일 공개된 CNN 기고문을 통해 “우리(아시아계 미국인)는 미국을 건설하는 데 기여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호건 여사의 기고문은 “41년, ‘아메리칸드림’을 찾아 한국에서 이민 와 미국에서 산 시간. 20년, 내가 싱글맘으로서 세 딸을 키우기 위해 하루 14시간, 16시간씩 일하면서 지낸 시간”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는 “전쟁 발발 9년 뒤 양계장을 하는 집에서 여덟 자녀의 막내로 태어났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당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가난했지만 가족 모두 열심히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스무 살, 미국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이미 ‘열심히 일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싱글맘으로서 딸들을 키우기 위해 아파도 쉬지 못한 채 매일 열심히 일했다”면서 “(당시) 내 인생은 아메리칸드림에 다가갈 것 같지 않았다. 딸들 모르게 조용히 눈물을 닦곤 했다”고 회상했다.

래리 호건(오른쪽) 미 메릴랜드 주지사와 그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 /트위터

호건 여사는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 석사 학위를 받은 성공담을 언급하며 “미국의 이야기이며, 또한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이 나라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 됐고, 미국을 건설하는 데 기여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인종차별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했다.

호건 여사는 “오늘날 우리는 두려움에 떨며 살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이 나라의 자랑스러운 시민으로서 어떠한 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을 요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는 다양성 때문에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이 다양성은 우리를 더 강하게 한다”면서, 증오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을 촉구했다. 1959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호건 여사는 20대 때 미국으로 이민, 2004년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래리 호건과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