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손과 그의 아내 메건 마클이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모습. 이 인터뷰는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CBS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왕실이 인종 문제 등을 다루는 ‘다양성 차르(diversity tsar·다양성 업무 총괄 직책)’를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해리 왕손과 그의 배우자 메건 마클이 지난 7일 방영된 미국 CBS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한 지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왕실을 현대화하기 위한 계획에 따라 다양성 차르 임명을 고려하고 있다. 한 왕실 소식통은 언론에 “다양성과 관련한 여러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성 책임자를 임명하는 것은 분명히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그러나 확실한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다.

왕실 소식통들은 다양성과 관련한 왕실의 검토가 해리와 마클의 인터뷰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이들의 인터뷰와 왕실의 움직임 간 연관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가디언은 “다양성 관련 작업의 일환으로 해리와 마클의 의견 역시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흑인 혼혈인 마클은 지난 7일 인터뷰에서 아들 아치 임신 중에 왕실에서 아기 피부색에 대한 걱정과 대화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인종차별론을 제기했다. 이 주장은 파문을 일으켰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인터뷰 방송 이틀 뒤 성명을 내고 “인종과 관련한 부분은 매우 염려스럽다. 이 사안은 매우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버킹엄궁은 앞으로 몇 주간 기업과 개인들로부터 다양성 문제에 대한 조언을 들을 계획이다. 인종 문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장애인과 성소수자 관련 사안도 다양성 이슈에 포함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