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일전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재개된 당일 ‘황금 시간대’에 관중 5000명을 채우고 일본 전역에 TV 중계를 하는 국제 경기를 치러 ‘올림픽 열기’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본 정부의 속내가 읽힌다. 지난 10년간 한·일전이 안 열렸고, 양국의 외교 관계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냉각돼있는데, 최근 일본축구협회(JFA)가 적극적으로 요청해 성사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여러모로 ‘실험 쥐’ 신세다. 경기장이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은 수도권 지역이다. 두 달 넘게 이어졌던 ‘코로나 긴급 사태’ 조치가 22일에야 해제됐고, 이후 3일 만에 열리는 첫 국제 경기를 한국 대표팀이 치른다. 일본 정부가 방역을 이유로 신규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해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등 일본 프로야구 팀들과 계약한 외국인 선수들이 아직도 일본 땅을 못 밟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일본은 최근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이상 나온다.
한국 대표팀의 입국부터 호텔 투숙, 연습장 왕복과 경기장 이동, 귀국에 이르기까지 동선 하나하나가 일본엔 올림픽 예행 연습이 된다. 22일 출국하는 대표팀은 ‘스포츠 특례 조치(Athlete Track)’에 따라 2주간 일본에서 격리 없이 지낸다. 일본 측은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을 것과 버스 착석 방법, 쓰레기 폐기 규칙 등 세세하게 짠 매뉴얼을 한국 선수단을 상대로 실험한다. 26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은 파주 NFC로 이동해 일주일간 단체 격리 생활을 한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합류가 불확실하고, 황의조·이재성 등 다른 해외파들도 현지 구단의 방역 조치 때문에 차출되지 못해 대표팀 전력은 ‘2군’ 급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월 신임 주일 대사로 부임한 강창일 대사는 아직도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물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의 면담 일정도 못 잡고 있다. 전임자인 남관표 전 대사가 부임 직후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면담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일본 정부의 의도적인 한국 냉대가 두드러지는데도 축구는 하자고 한다. 이를 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본 올림픽 홍보에 이용당하는 축구 한일전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와 2만7000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