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오른쪽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생방송 ‘맞장 토론’을 제안했다. 최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자 푸틴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TV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리의 논의를 계속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단, 기본적으로 온라인 생방송으로 하는 조건이어야 한다. 어떠한 지체도 없이 곧장,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토론(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내일(19일)과 월요일(22일)에 (토론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국 측이 편한 시간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의 토론이 “러시아 국민과 미국 국민들이 흥미로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토론에서 양자 관계와 전략적 안정성, 지역 분쟁 해결 등 많은 문제에 관해 얘기할 수 있다고 하면서,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 감염증 대응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토론 제안은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독극물 중독 사건 및 구금과 관련한 미국의 대러 제재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이 냉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killer)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I do)”고 답했다. 나발니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돼 있다는 서방 정보당국들의 판단에 근거한 답변인 것으로 해석됐다. 바이든은 또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 러시아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측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사회활동가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 “남을 그렇게 부르면 자신도 그렇게 불리는 법”이라며 “우리가 다른 사람들 혹은 다른 국가들이나 국민들을 평가할 때는 항상 거울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항상 그곳에서 자신을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일본 핵 공격, 미 대륙 개척 때의 인디언 학살 등을 거론하며 고통스러운 유산이 미국의 책임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몹시 나쁜 것”이라고 했고,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바이든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통화를 하고 양국 및 국제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2일 나발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고위관리, 연구소 및 고위기관, 기업체 등을 제재했고, 이어 17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미 관계 조율을 위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모스크바로 긴급 소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