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폄하 발언으로 물러난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의 후임으로 단수 추천된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 담당상의 과거 남성 성추행 행적이 18일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시모토 담당상이 모리의 뒤를 이어 조직위원장에 취임할 지가 다소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모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검토위원회는 17일 하시모토 담당상을 단일 후보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직위 이사회를 거쳐 하시모토가 새 위원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8일 발매된 슈칸분슌(週刊文春)이 “하시모토 세이코는 성추행 상습범”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이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이 기사는 그가 2014년 후배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다카하시 다이스케(高橋大輔) 에게 키스하는 사진을 게재하며 다른 남성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슈칸분슌은 그가 일본 스케이트 연맹 회장을 맡고 있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회식 후 선수촌 파티에서 문제의 행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는 당시 갑자기 다카하시에게 다가가 그의 볼에 뽀뽀하며 “괜찮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다카하시는 몇 차례 거부하다가 입을 맞추었다고 한다. 하시모토는 당시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사실상의 성폭력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슈칸분슌은 익명의 여성 의원이 “하시모토는 키스광(狂)”이라고 말한 것도 소개했다. 다른 남성 의원은 “하시모토가 내 가슴을 보여줄까”라고 말했던 적도 있다고 했다.
일본의 SNS 상에서는 “전임자가 여성 폄하발언으로 사퇴했는데, 남성 성추행을 한 여성이 후임이 되면 이상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1964년생인 하시모토는 일본의 스포츠 스타 출신 정치인이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동계 올림픽에 1984년부터 네 차례 출전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1500 m에서 동메달을 획득, 일본 스포츠사에 ‘최초의 여자 동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기록돼 있다. 그는 여름에는 사이클 선수로도 활동해 1988년부터 세 차례 하계 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하시모토는 모리의 지원으로 1995년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후, 현재 5선을 기록중이며 자민당 홋카이도 지부 대표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