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3년 완공 예정인 덴마크 인공 에너지 섬의 조감도/덴마크 에너지부 홈페이지

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풍력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인공 에너지 섬'을 만든다고 밝혔다. 바람이 많이 부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대규모로 풍력 발전기를 돌려 300만 가구가 쓸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영국 BBC는 4일(현지 시각) 덴마크 의회가 육지에서 80㎞ 떨어진 북해 위에 1만1150㎥에 달하는 에너지 섬을 2033년까지 조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섬 건설은 덴마크 역사상 가장 큰 건축사업이 될 전망이다. 섬의 면적은 축구장 18개에 달하는 규모로 예정됐다. 건설 비용은 280억 유로(약 37조원)고, 섬 위에 풍력발전기 200대가 들어서게 된다. 에너지 섬은 덴마크뿐 아니라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이웃 국가의 전력 수요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BC는 “해상 운송, 항공 등 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는 유럽연합(EU)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국가다. /eurostat

만약 에너지 섬이 계획대로 조성돼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덴마크의 전기요금이 내려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덴마크는 2020년 상반기 기준 유럽연합(EU)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높은 국가다. 지난해 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25.18펜스(365원)로 한국(약 116원)의 세배 수준이었다.

2033년 완공될 예정인 덴마크 인공 에너지 섬의 조감도/덴마크 에너지부 홈페이지

덴마크는 1985년 의회 의결로 탈원전을 선언했다.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 풍력과 태양광 발전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야곱 요스테가드 덴마크 공과대 교수는 “덴마크 풍력발전 산업은 처음에는 육지에, 그 후에는 해안가에, 이제는 에너지 섬으로 옮겨가고 있다. 덴마크가 이 분야에서의 선구적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덴마크 에너지 섬의 위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매체는 덴마크 관련 부처가 지난해 유틀란트반도의 서쪽에 있는 깊이 26∼27m 지점에 조성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