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州)에서 영화 ‘사탄의 인형’ 주인공 ‘처키’가 자신의 아들 ‘글렌’을 납치했다는 내용의 긴급 경보를 발령했다가 “시스템 오작동”이었다며 공식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988년 처음 개봉한 영화 '사탄의 인형' 1편 포스터/조선DB

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지난달 28일 용의자 처키가 한 아동을 납치했다고 긴급 경보를 내렸다. 공공안전부가 공개한 긴급 경보에 따르면, 처키의 소개란에는 빨간 머리와 파란 눈을 가진 28세의 남성이라고 적혀 있었다. 공공안전부는 몸무게 7kg의 처키가 멜빵 청바지를 입고 있으며 큰 부엌칼을 휘두른다고도 소개했다.

공공안전부가 묘사한 28세 남성 처키의 모습은 지난 1988년 사탄의 인형 시리즈 1편 최초 개봉 당시부터 이어져온 처키의 특징들이다.

공공안전부는 심지어 처키에게 유괴 당한 아동이 5세 소년 글렌이라고 발표했다. 글렌은 지난 2004년 개봉한 사탄의 인형 5편 ‘처키 사탄의 씨앗’에서 나오는 처키의 자식이다. 그러면서 “처키와 글렌이 텍사스 동쪽 헨더슨카운티 주택가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고 했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

하지만 ‘처키 유괴 사건’은 단순 해프닝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안전부는 이후 성명을 통해 “긴급 경보 테스트를 하면서 오작동이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이 불러일으킨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긴급 경보는 경보 시스템에 가입한 사람들의 이메일로 당일 전송됐다. 현지 매체 KENS5는 텍사스주 이메일 가입자들이 처키 긴급 경보를 3번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공안전부는 경보를 받은 사람이 총 몇 명인지, 자세한 사건 경위 등을 묻는 KENS5의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처키 캐릭터를 구상해 사탄의 인형을 촬영한 돈 만치니 영화 감독은 트위터에 “처키와 글렌을 제발 찾아달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