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꽃보다남자’ 시리즈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중국 유명 여배우가 대리모를 통해 아이 둘을 낳았으나 결국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아이들을 버리기로 결정했다는 ‘대리모 스캔들’이 폭로되면서 중국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2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방영된 중국판 ‘꽃보다남자’ 시리즈인 ‘일기래간유성우(一起來看流星雨)’로 유명해진 중국 여배우 정솽(30)이 전 남자친구인 프로듀서 장헝 사이에 대리모를 통해 미국에서 아이 둘을 낳으려 했다. 이들은 대리모를 구했으나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헤어지면서 결국 정솽이 아이들을 버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솽은 1990년대생 가장 인기있는 여배우 4명 중 한 명에 선정되는 등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장헝은 지난 18일 중국판 트위터인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자신과 가족이 어린 두 아이를 돌보느라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장헝의 친구는 지난 2019년 12월 태어난 남자아이, 지난해 1월 태어난 여자아이 관련 서류를 제공하면서 이들이 미국에서 태어난 정솽의 아이라고 주장했다.
장헝 친구는 중국 언론에 대화 녹음본도 공개했다. 녹음본에는 정솽, 장헝과 이들의 부모들이 대리모의 뱃속에 있던 아이들을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나눈 대화가 담겨 있었다. 녹음본에 따르면, 정솽은 대리모가 임신한 지 7개월이 지나 낙태를 불가능하다는 소식에 짜증을 냈다. 정솽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병원에 버리자고 주장했으나, 장헝의 아버지는 불법이라고 반대했다. 정솽의 가족은 아이들의 입양을 제안했다.
이에 정솽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매우 슬픈 사생활 문제”라며 “모든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불순한 동기로 폭로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중국과 미국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장헝의 가족에게 소송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이번 대리모 스캔들로 인해 정솽과의 모델 계약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프라다는 다음달 중국 춘제를 노려 지난주 정솽을 새 모델로 뽑았었다. 또 영국 보석 브랜드 로라로즈, 패션지 하퍼바자 등은 자사 제품 중 정솽 관련 게시물을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SCMP는 “이번 대리모 스캔들은 중국에서 대리모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논의의 불씨를 되살렸다”며 “평론가들은 대리모가 여성 인권을 유린하고 여성의 신체를 상품으로 취급한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SCMP에 “중국에선 여러 지방정부가 관행으로 대리모를 허용하지 않을 뿐, 법적으로 명시된 금지 조항은 없다”며 “법적인 허점과 시장의 필요 속에서 대리모 시장이 성장했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일부 주에선 상업적 대리모를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