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마윈/AP 연합뉴스

마윈(馬雲·56)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가 자신이 기획하고 제작한 TV 쇼에서 퇴출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 시각) 정부 비판 발언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마윈이 TV 쇼 ‘아프리카의 비즈니스 영웅들(Africa’s Business Heroes)’ 최종회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최근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사이트와 홍보 영상에서 마윈의 모습이 삭제됐고, 최종회 촬영장에서는 마윈 대신 알리바바의 임원이 대신 출연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 측도 “스케줄 조율 문제로 마윈 창립자가 최종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 프로그램은 마윈이 2019년 아프리카 공익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한 것이다. 아프리카 각국의 청년 창업가들이 마윈 앞에게 사업 구상을 발표해 평가받고, 최종 우승자는 마윈재단으로부터 거액의 상금을 받는다. 사실상 마윈의 개인 프로젝트나 다름 없는 것이다.

마윈이 자체 제작 TV쇼에서 하차한 것은 중국 당국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윈은 지난해 10월24일 상하이 와이탄 금융서밋에서 중국의 금융 시스템을 정면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국유 은행이 전당포 영업 관행해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금융 시스템의 문제는 기능의 부재” 등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당국은 알리바바그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11월 5일로 예정됐던 앤트그룹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고, 금융지주사 설립 등 사업 재편을 요구했다.

FT는 “마윈은 중국 당국 비판 발언 이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하차는 마윈이 여전히 중국 정부의 타깃이라는 최신 증거”라고 했다.

’아프리카의 비즈니스 영웅들’의 최종회는 마윈 출연 분량을 삭제하고 재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종회 방영 일정은 예정보다 수개월 늦어진 올 봄으로 미뤄졌다. 마윈은 지난해 최종회 출연을 앞두고 “경연 참가자들을 빨리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고 트위터에 밝혔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