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鬼滅の刃·키메츠노 야이바)’이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불구, 일본에서 새로운 흥행기록을 세우며 인기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귀멸의 칼날은 지난 10월 개봉 후 73일 만에 흥행 수입 324억엔 기록했다고 NHK가 28일 보도했다. 이로써 2001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316억엔)’을 제치고 역대 1위에 올랐다.
귀멸의 흥행 기록은 경이적이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센과 치히로’가 300억엔 고지를 밟기까지 253일이 걸렸다. 하지만 귀멸은 불과 73일만에 이 기록을 깼다. 귀멸은 개봉 당일인 10월 16일(금) 하루 동안 전국 400개 영화관에서 12억엔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이어서 주말을 포함한 18일까지 3일 만에 46억엔을 넘어섰다.
‘귀멸’은 가족애를 다룬 작품이다. 부모가 도깨비에게 살해됐다. 여동생도 도깨비로 변해버렸다. 그러자 주인공이 도깨비에게 복수하고,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 작가 고토게 고요하루(吾峠呼世晴)가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한 만화가 원작이다.
귀멸은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본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NHK가 메인 뉴스에서 약 20분간 특집으로 다룰 정도로 사회적 현상이 됐다. 마이니치, 아사히 신문도 29일 장문(長文)의 기사를 통해 귀멸의 흥행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귀멸 흥행 요인 중 하나로 영화 공개 ‘타이밍’을 거론했다. 코로나 사태로 할리우드 영화들은 대부분 개봉이 연기됐지만, 귀멸은 이제는 환기를 철저히 하면서 문화생활을 하자는 분위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귀멸 열풍은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달 초 발매된 귀멸 23권은 서점에 진열되자마자 팔려나갔다. 전자판을 포함한 누계 발행 부수는 1억 2000만부를 넘었다. 귀멸을 캐릭터화한 캔커피는 지난 3주간 5000만개가 팔리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귀멸의 성공이 침체된 영화업계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기대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지난 10월 정례 브리핑에서 귀멸의 흥행 성공에 대해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영화 산업에 대단히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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