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12일(현지 시각)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 모형. /AFP 연합

CNN방송,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ACIP는 이날 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16세 이상 미국인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ACIP 표결에선 자문위원 11명이 일반 대중에 코로나 백신 접종이 적절하다는 데 찬성했다. 3명은 이해관계 상충을 이유로 표결에서 기권했다.

ACIP는 또 과민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의사·간호사가 백신을 접종한 뒤 30분간 상태를 살펴보도록 권고했다. 임산부, 수유부,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 등에겐 백신 접종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고 권고했다.

ACIP의 백신 사용 권고는 새로 개발된 백신을 일반 대중에 접종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이 이 권고를 수용해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하는 순간부터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은 백신 주사를 맞을 수 있다. 레드필드 국장은 몇 시간 내 ACIP의 권고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1일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EUA)을 내렸다. CDC는 FDA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이후 백신 사용을 권고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ACIP 자문위원인 피터 실라지 LA 캘리포니아대 소아과 교수는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기록, 장점과 위험성에 대한 기록에 나타난 명백한 증거 때문에 이 백신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베스 밸 워싱턴대 교수는 “ACIP는 투명하고 과학에 기반하고 형평성 있는 결정을 내렸으며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CNN은 “코로나 바이러스 종말의 시작”이라고 보도했다.

CDC가 이날 중 최종적으로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승인하면 미국에선 이르면 14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코로나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오는 14일 오전부터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이 미 전역 배송지 145곳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의료기관 종사자,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직원을 우선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이르면 14일부터 지역별로 병원이 직원들에게 긴급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