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가 자신의 새 그림을 10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뱅크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3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에취!!(Aachoo)’라는 이름의 벽화로 재채기를 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려져 있다. 벽화에는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노인이 상체가 구부러질 정도로 심한 재채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재채기 때문에 끼고 있던 틀니가 날아가고 한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와 손가방도 놓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벽화는 영국 브리스톨의 한 주택 외벽에 그려졌다. 이 주택이 위치한 베일 가(Vale street)는 기울기가 22도로 영국에서 가장 가파른 주택가로 꼽힌다. 뱅크시는 이 동네의 경사 구조를 이용해 벽화 속 노인이 재채기를 해 옆집과 쓰레기통 등을 넘어뜨린 것처럼 연출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한 미술작품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벽화의 가치에 대해 500만 파운드(약 72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벽화가 그려진 주택의 가격은 30만 파운드(약 4억 3000만원)이다. 이 집은 현재 매각됐지만 판매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뱅크시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거대 자본이나 권력에 대한 비판을 담은 그라피티(담벼락에 낙서처럼 그리는 거리 예술)를 남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그림이 경매에서 낙찰되자 원격으로 그림을 파쇄시키거나,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 파격적 행동으로도 유명하다.
뱅크시는 지난 7월에는 방역요원처럼 차려입고 영국 런던 지하철 좌석 칸에 탑승해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쥐' ‘재채기를 하는 쥐' ‘마스크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쥐' 등을 그려 넣어 코로나 방역수칙 준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