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뉴시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연말부터 러시아산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스푸트니크 V’와 결합 접종 시험을 진행한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11일(현지 시각)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스푸트니크V와의 결합 접종 제안을 수락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RDIF는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다. 앞서 RDIF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효능을 높이기 위해 차기 임상시험에서 스푸트니크 V와 결합 접종을 권했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에서 가장 앞서 있는 백신 기업과 국가 지원 연구 기관의 협업이 팬데믹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내놓을지 기대된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0일 성명에서 “다양한 백신 조합을 평가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며, 조만간 스푸트니크 V를 개발한 기관과 공동 연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결합 접종을 위한 임상시험은 이달 말부터 18세 이상 러시아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고 RDIF가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과 스푸트니크V는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의 항원을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에 끼워넣어 인체에 투여하는 ‘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스푸트니크 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백신이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 8월 승인했다.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를 밟지 않고 임상 3상 시험을 생략해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1, 2상 시험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됐고, 3상 중간 분석에서도 면역 효과가 95%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은 한때 성능 면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구진 실수로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여하고 한 달 후 1회분 전체를 투여한 그룹의 예방 효과는 90%로 나타났지만, 두 차례 모두 전체 용량을 온전히 투여한 그룹에서의 효과가 62%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의 효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더 많은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