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선(先)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와 백신을 공동연구 중인 옥스퍼드대 연구소가 “FDA 임상시험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리면 미국 내에서 백신 이용 가능 시점은 내년 중반(the middle of next year)일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옥스퍼드대 제너 연구소장 애드리안 힐은 9일(현지 시각) 미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쉽게 사용가능한 이 백신의 가치를 취하기에는 너무 늦은 때”라고 밝혔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이 내년 1월까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회사 측이 임상시험 참가자에게서 발생한 부작용 등 자세한 정보를 뒤늦게 공개하는 등 신뢰를 잃었다는 이유에서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실수’로 백신 접종량을 절반만 투여했다가 면역 효과가 증가한 이상 현상이 발생하는 등 백신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연구진은 왜 저용량 백신이 효능이 더 높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처음으로 국제 학술지에 낸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한 논문도 효능에 대한 100% 확신을 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8일 연말까지 4400만명분 코로나 백신 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선구매 계약을 이미 체결했고, 나머지 기업도 물량을 확보했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1000만명분이라는 물량과 가격, 공급 시기 등에 대한 협상이 완료되고 계약서 작성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상황 긴급 점검 영상회의’에서 “드디어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면서 “정부는 4400만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고, 내년 2~3월이면 초기물량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효능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다른 백신들도 물량 확보 과정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코로나 백신 국내 도입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