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피임주사를 맞으려다 간호사의 실수로 독감 주사를 맞아 아이를 임신하게 된 여성과 아이에게 정부가 1000만 달러(약 110억380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7일(현지 시각) 시애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 서부 연방지방법원은 최근 연방정부가 이 여성의 아이에게 750만 달러, 여성과 아이 아버지에게 250만 달러를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예세니아 파체코라는 이름의 이 엘살바도르 난민은 16세 때 미국에 건너와 2011년 ‘데포프로베라’라는 피임 주사를 맞기 위해 시애틀의 한 병원을 찾았다. 이 약물은 분기별로 한 번씩 꾸준히 맞아야 피임 효과가 생긴다.
그런데 담당 간호사는 여성의 병원기록을 제대로 보지 않고 파체코에게 데포프로베라 대신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파체코는 두 달 뒤 다음 처방을 예약하기 위해 병원에 연락했을 때 자신이 주사를 잘못 맞은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그는 임신을 하게 됐고, 2012년 여아를 낳았다. 현재 8살인 이 아이는 ‘양측성 실비우스고랑 주위 다왜소회뇌증(bilateral perisylvian polymicrogyria)’이라는 뇌 기형의 일종인 희귀질환을 갖고 있다. 이 아이는 지능지수(IQ)가 70이고 인지 지연이나 뇌전증, 언어 능력 저하 등의 합병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법원은 해당 병원이 연방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저소득층과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곳인 만큼 연방정부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성 측 변호인은 “2015년 소송을 제기한 뒤 3년 동안 이어진 힘겨운 싸움이었다”며 “딸아이의 천문학적인 의료, 교육비를 지원받게 돼서 아이의 부모가 기뻐하고 있다. 정부는 사건 초기 간호사의 무지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다가 뒤늦게 인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