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소식을 소셜미디어로 처음 알렸던 중국 시민기자가 최고 5년형의 징역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지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는 이날 우한시의 코로나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가 지난 5월 공공질서 문란 혐의로 공안에 체포된 변호사 출신의 시민기자 장잔(张展·37)의 법원 서류를 확보해 내용을 일부 공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기소장 서류 중 하나에는 장잔이 중국의 소셜미디어 앱인 위챗과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코로나가 우한에서 발생했다고 악의적으로 과장했다고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장잔이 문자와 영상으로 대량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에포크타임스 같은 외신과 인터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건에는 장잔에게 최고 5년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고도 쓰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잔은 지난 2월 초 코로나 최초 발생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해 발병 초기 혼란상을 보도했던 시민기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당시 코로나 진원지로 의심받던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환자들이 북적대던 후베이성 인민병원 등에 대한 취재를 시도했다. 코로나에 걸려 숨진 의사 리원량을 조사한 우한시 중난로파출소를 방문하거나 현지 화장터에서 코로나로 숨진 이들의 시신을 불태우는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 과정 등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후 장잔은 지난 5월 중순 우한에 의해 강제적으로 실종됐고, 다음달 19일 상하이에서 정식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체포에는 코로나 발병 초기 대응 상황을 감추려했던 중국 정부의 압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현재 장잔은 자신을 구금한 중국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 보도했다. RFA는 장잔의 어머니와 통화한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해 “변호인 중 한 명이 이 사건에서 손을 뗐는데 중국 정부의 압력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장잔 외에도 코로나 초기 우한 상황을 보도하다가 실종된 시민기자들이 있다. 우한 내 장례식장 실태 등을 취재하다가 지난 2월 실종된 리쩌화(李澤華)와 시민기자 천추스(陳秋實·35), 팡빈(方斌·25) 등의 행방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