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The Nevernight connection' 편집본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가방첩안보센터(NCSC)가 전직 정보요원들이 중국의 스파이로 포섭되는 과정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영화를 자체 제작해 인터넷에 공개했다. 미 정보당국이 ‘실화에 기반을 둔 픽션’이라고 소개한 이 영화에 등장한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 정부의 모략”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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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FBI와 NCSC는 지난달 30일 FBI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등을 통해 ‘네버나이트 커넥션(The Nevernight Connection)’이라는 제목의 26분 12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배우들이 출연해 연기하는 영화 형식으로 연출됐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된 픽션”이라고 소개된 이 영화는 중국 정보당국이 가짜 신분을 이용해 미국 정보기관 전직 직원에게 접근한 뒤 미국의 기밀정보를 빼내는 등의 내용을 담고있다. 영화 도입부엔 ‘“날 유혹하는 수많은 손짓, 입에 바른 많은 얘기. 지긋한 속삭임에 지쳤어. 처음 만난 네 모습에 새로운 나를 만났어"라는 가사가 담긴 한국어 노래가 삽입됐다.

영상을 보면, 미국 전직 정보요원인 주인공 대니얼 랜드리가 중국 상하이에서 다른 전직 요원의 검거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의 인터넷 방화벽 때문에 미국 현지 사이트에는 접속하지 못하고 결국 ‘글로벌타임스’ 사이트에 들어간다. 이어 랜드리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메신저 ‘위챗’이나 중국 PC방 등을 이용해 기밀정보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랜드리의 일거수일투족은 중국 첩보 기관에 감시된다. 결국 랜드리는 미국 정보당국에 체포됐고, 이 일련의 과정을 또다른 전직 첩보 요원들에게 연이어 시도하는 중국 요원이 등장하면서 영상은 끝난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선 “중국 정보당국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서방의 수천 명에게 접근한다. 전현직 정부관리·사업가·학자·연구자 등 중국이 원하는 정보를 가진 누구든지가 포섭 대상”이라는 자막이 나온다. 또한 “이런 위협은 실제로 벌어진다. 링크에 접속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을 하라”는 경고 문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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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CSC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외국 정보기관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가짜 신분을 이용해 미국의 정부·기업·학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채용·모집한다는 속임수를 쓴다”며 “이 영상은 중국에 국방 정보를 넘겨준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은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실제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재구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미 연방 검찰은 은퇴한 전직 CIA 요원 케빈 말로리(63)를 중국과 대만 등에서 첩보 활동을 하면서 1급 국가 기밀문서 등 총 3건의 문서를 중국 첩보 요원에게 몰래 전달하고 그 대가로 2만5000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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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글로벌타임스는 ‘FBI의 새로운 영상은 중국을 스파이로 몰고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매체는 기사를 통해 “FBI와 NCSC는 글로벌타임스가 웹사이트 기사를 조작하고 미국의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비방한다”며 “이는 중·미 관계를 악화시키고 양국 긴장을 심화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모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상에 나온 글로벌타임스의 기사는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루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일부 미국 정치인은 정치·경제·문화·군사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을 적(敵)으로 본다”며 “이는 미국 국내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는 속임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