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남서부 청두 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는 도심 속 숲을 표방하며 건설됐지만, 2년 만에 결국 식물로 뒤덮여 해충과 모기가 우글거리는 정글로 변해 버렸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즈 등은 15일(현지 시각) 청두에 있는 30층짜리 이 아파트는 쓰촨성 당국의 ‘녹색 주택 프로젝트’ 일환으로 2018년에 지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수직 형태의 숲(vertical forest)을 표방하며, 모든 발코니 공간에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설계해 입주자들이 자연 친화적 삶을 살도록 유도했다. 지난 4월엔 아파트의 820여개 호실이 모두 팔렸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아파트를 구매한 많은 이들이 식물에 기생하는 곤충들로 인한 전염병 등을 우려하며 실 입주를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소수의 입주민들만이 아파트에 들어오게 되면서 식물을 돌볼 사람이 없게 됐다. 방치된 식물들의 가지와 줄기가 발코니 난간을 타고 내려와 8개동 아파트 건물을 뒤덮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달 초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사진을 보면, 건물 발코니마다 녹색 식물들이 빼곡하게 자라난 모습이다.
외신은 “거대한 식물탑처럼 변해버린 건물에는 모기를 비롯한 해충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주민 10여 가구는 벌레 문제로 고충을 겪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