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오른쪽) 레코드판인 LP의 판매량이 CD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왼쪽은 지난해 CD와 LP 판매량. /RIAA


올 상반기 미국에서는 레코드판인 LP가 CD보다 많이 판매됐다고 CNN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LP가 CD를 추월한 건 1986년 이후 34년만에 처음이다.

미국 음반 산업 협회 (Record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가 10일 발표한 2020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P의 판매량은 약 2억3210 만 달러(약 2747억1356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CD 판매량은 약 1억2990만 달러(약 1537만2366만원)에 그쳤다. LP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가장 인기 있는 형태의 음반이었다. 이후 카세트 테이프와 CD 등 디지털 형식의 음반이 이를 대체했다.


BTS가 지난달 발매한 새 앨범 다이너마이트의 한정판 LP./빅히트

그러던 중 2005년 LP의 판매량 조금씩 오르며 1420만 달러(약 16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CD의 아성을 넘어선 것은 1980년대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중고 시장도 활발하지만 새 앨범을 들고 나오는 가수들도 LP버젼의 앨범을 내놓고 있다.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래퍼 카니예 웨스트 등도 앨범을 LP로 발매했다. 우리나라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정상을 차지한 BTS도 최근 발매한 앨범 ‘다이너마이트’ 뿐만 아니라 ‘페르소나:맵오브더솔’ ‘러브유어셀프’ 등을 LP로도 만든 바 있다.

미국 음악 주간지 빌보드에 따르면 LP의 역전승은 코로나 탓이 크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로 인해 실물 시장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 줄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콘서트 등이 무산되면서 CD 매출이 48% 감소한 것이다. 반면 LP매출은 4% 늘었다. 반면 스포티파이나 애플뮤직 같은 음악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4% 늘었다. 이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음악을 소비하는 형태가 전체 음악 매출의 85%를 차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