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체크인 카운터.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유학 중인 과학 전공 중국인 대학원생들이 출국 심사 중 몇 시간에 걸친 전자기기 검사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이나 방문교수들을 잠재적 스파이 또는 지적재산권 유출 가능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한 중국인 대학원생은 최근 귀국길에 오르던 중 공항에서 국경 관리 2명에게 제지당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이 유학생의 전자기기를 검색했고, 결국 비행기 시간이 급한 유학생은 전자기기를 포기하고 출국했다. 다른 과학 전공 중국인 박사과정생 역시 출국길에 노트북 컴퓨터를 1시간 넘게 검사당하다가 포기하고 출국했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연구 결과를 훔치려면 왜 개인 컴퓨터에 넣어서 비행기를 타겠느냐”면서 불만을 표했다.

이런 빡빡한 검색 규정은 미 법무부의 ‘중국 이니셔티브’ 때문이다. 존 데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가 2018년 도입한 정책으로, 미국을 떠나는 중국인들은 지적재산권 침해 또는 스파이 여부에 대해 강도높은 검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 FBI는 중국인이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스파이 사건 2000건을 수사 중이다.

미국의 감시망은 사실상 전체 중국인 방문 교수와 유학생을 향하고 있다. 데머스 차관보는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이 있는 대학의 교수나 연구자”가 타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중국 인민군이 전체 중국 내 대학에서 모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 중국 대학이라는 이야기라고 FT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