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배우 김정화가 연기로 보여주고 싶은 바를 언급하며 캐릭터 욕심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오후 OSEN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더굿씨어터에서 배우 김정화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정화는 2000년 데뷔 후 ‘뉴 논스톱’, ‘스토브리그’ 등 다수의 히트작을 남겼고, 꾸준한 후원 활동과 사회적 기업 운영 등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왔다. 2013년 뮤지컬 ‘그날들’ 이후 한동안 무대에 서지 않았던 김정화는 연극 ‘슈만’을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돌아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날 김정화는 데뷔 이후 많은 작품을 소화하면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끼는 점이 있냐는 말에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제가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하다보니 준비 없이 연기를 시작했다. 데뷔하자마자 많은 작품을 했고, 내가 되게 고갈되는구나를 많이 느꼈다. 나는 더이상 보여줄 게 없는데 뭔가를 계속 해야되는 상황이 반복되니까 그 안에서 제가 즐기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되게 쫓겨서 하는 그런 느낌이 많았고, 해야되니까 하는 그런 느낌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김정화는 “이제는 나이도 먹고, 결혼도 하면서 이후 작품을 선택할 때 내가 조금 더 즐기고, 내가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게 되는 포인트가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새로운 역할에도 더 도전해보고 싶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내 안의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계속 있긴 하다. 끄집어내는 과정이 사실 힘든데, 그 힘든 고행을 거쳐야 새로운 것들이 창조되고, 그 과정을 이제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과정이 힘들더라도 내가 즐길 수 있는 것 같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털어놨다.

사람들이 배우 김정화를 떠올렸을 때 어떤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그는“저는 인간 김정화도 저고, 배우 김정화도 저라고 생각해요. 선한 영향력이나 좋은 이미지로 많이 봐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저에게도 이기적이거나 화가 나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모습도 숨기지 않고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 남편이 ‘이미지 관리 좀 해’ 이럴 때도 있다. 그럼 저는 ‘그 모습도 나고, 이 모습도 난데’라고 하거든요. 대중이 생각할 때는 좋은 이미지로 생각해주시는 게 저는 너무 감사하죠. 근데 인간 김정화의 모습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해주시든 저는 다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정화는 “지금 배우로서 욕심은 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거다. 대신 제가 지금 사업도 하고 있고, 육아도 하고 있으니 마음껏 펼칠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냥 지금처럼 소소하게라도 작품을 하면서 이런 이미지도 보여드리고, 정반대 이미지도 보여주면서 연기하는 김정화의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초연하다고 생각이 드는 김정화의 답변이기도 했다. 그는 “결혼하면서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저희 남편은 연예인이 아니니까 결혼 후에 정말 다양한 사람을 보게 된 거예요. 정말 부자인 사람도 만나보고, 또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의 이야기의 깊은 이야기도 듣게 되고, 아픔에 공감하면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누군가는 옳게 생각하는 일들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되게 많은 생각이 있겠구나.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기준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느냐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다. 다른 시선에 흔들리기보다는 제 생각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리고 저는 지금도 남편을 굉장히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부분도 많다. 예전에 제가 고집을 부리면서 부딪혔던 순간들도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결국 남편 말이 맞았던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걸 겪으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배우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냐는 물음에 “생각해 보면 아직 안 해본 캐릭터가 되게 많더라. 그래서 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는 여성스럽거나 부잣집 자제 역할 같은 걸 많이 제안받았는데, 그거랑 완전히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김정화는 “예를 들면 되게 털털하고, 숏컷에 형사 같은 캐릭터라든지, 좀 더 남성적인 느낌의 역할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코믹한 역할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웃긴 연기는 진짜 연기를 잘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계속 고민하고 연구해서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김정화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한 뒤 “그냥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제일 큰 것 같다. 이번에 했던 ‘슈만’ 역할도 우아하고 고혹적이고 강단 있는 캐릭터였는데, 보신 분들이 ‘너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 ‘찰떡이다’라고 많이 얘기해주시더라”면서 “그 말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 내가 그동안 보여드린 이미지 안에서 보인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또 좋게 보면, ‘내가 이 캐릭터를 잘 소화했구나’라는 생각도 들더라. 이런 모습으로도 보일 수 있겠다는 느낌도 있고. 그래서 이번에 단아하고 강단 있는 캐릭터를 해봤으니까, 다음에는 또 완전히 다른 역할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김정화는 “지금은 어쨌든 작품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연기적인 모습도 틈틈이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그게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크게 상관없이, 작품을 계속 이어가면서 배우로서의 정체성도 놓지 않고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라며 “다만 사업도 하고 있고, 아이들도 키우고 있다 보니 사실 모든 걸 다 완벽하게 해내는 건 쉽지 않더라. 내가 몰랐는데 약간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어서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도 지금은 욕심내기보다는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연기도 최선을 다해서 보여드리고 싶고, 아이들에게도 충분한 사랑을 주고 싶고, 사업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목표 자체는 크게 가지고 있지만, 결국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올바르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게 지금의 목표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cykim@osen.co.kr

[사진] 케네스컴퍼니, H E&M, UMI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