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배우 김정화가 13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소감과 함께 복귀작으로 ‘슈만’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17일 오후 OSEN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더굿씨어터에서 배우 김정화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극 ‘슈만’은 1853년 독일 뒤셀도르프를 배경으로, 거장 로베르트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 그리고 젊은 천재 요하네스 브람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세 음악가 사이의 예술적 야망과 숭고한 사랑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초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다.
김정화가 맡은 클라라 슈만은 남성 중심의 클래식 음악계에서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낸 선구적인 인물이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독립적인 예술가로서 자신의 삶과 음악을 지켜낸 클라라의 내면을 섬세하고 강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김정화는 ‘슈만’을 통해 2013년 뮤지컬 ‘그날들’ 이후 13년 만에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그는 “2013년에 마지막으로 하고 이번에 들어가니까 13년 만이다. 연습할 때 긴장을 많이 하고, 첫 공연 때 많이 떨었다. 커피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손이 떨리니까 잔이 짤짤 소리가 날 것 같아서 일부러 안들고 하려고 노력했다. 연습을 많이 해서 동선이나 대사는 틀린 게 없었는데, 내가 연기를 했다는 느낌보다는 무대를 그냥 잘 마쳤다는 느낌이 컸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끝나고도 계속 긴장감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무대가 편해지기 시작해서, 이제 약 1달 정도를 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디테일을 살릴 수 있을까, 클라라의 모습을 연구하는 과정인 것 같다. 이제는 즐기면서 무언가를 발전시켜서 보여줄 수 있는 단계, 무대에 있는 게 즐겁고, 내가 1시간 반 동안은 클라라로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고 무대 위 익숙해진 모습을 언급했다.
김정화는 복귀작으로 ‘슈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을 받고 읽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읽혀졌다. 되게 빠르게 읽히기도 했고, 클라라 슈만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내가 여자 배우로서 이런 캐릭터를 한번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 당시 스케줄 끝나고 집 가는 길에 대본을 읽고 있었는데, 저희 실장님께 바로 ‘한 번 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클라라의 어떤 면모에 끌렸냐고 묻자, 그는 “클라라는 실존인물이고, 극중에서도 이 여인 자체가 굉장히 강단있고 유명하고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지만 가정을 이끌고 생업에도 굉장히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저희 극중에 나오는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 그리고 요하네스 브람스 이 세 사람이 굉장히 헌신하는 선택을 해요. 3명이 다 멋있는 선택을 하게 되고, 클라라 슈만은 결국에는 지조를 지키고, 우리 가족과 로베르트에 헌신하는 삶을 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화는 “그런 여성의 모습이 되게 멋있게 다가왔어요. 어떻게 보면 요즘 시대랑은 맞지 않는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잠재되어있는 내면의 마음이기도 하고, 그거를 실제로 살아냈던 여인의 모습이기 때문에 저는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 부분에서 실제 삶이랑 연관돼 공감대를 얻은 부분도 있을까. 김정화는 “제가 이런 부분은 닮았다고 느낀게, 모든 어머니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클라라 슈만도 어쨌든 되게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지만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앞에 나서지 않거든요. 내조를 하고, 슈만의 곡을 클라라가 직접 연주해 주면서 남편의 곡을 알리는 데 더 힘쓰고, 많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 그리고 로베르트 슈만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아이들과 생업을 책임지려고 또 독주회를 하면서 연주를 했던 그 모습들이 그냥 모든 엄마들의 삶이 이렇지 않을까”라고 털어놨다.
김정화는 “그러니까 엄마들이 대부분 헌신하면서 살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거 포기하고 자녀를 위해서, 남편을 위해서 내가 내려놓는 부분들이 있단 말이죠. 근데 그건 비단 어머니들뿐만 아니라 아버지들도 있겠죠. 근데 저는 여자이니까 클라라의 모습이 여느 어머니들의 모습과 되게 닮아 있겠다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라고 전했다.
또한 김정화는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보면 경력단절이라면 단절이고, 임신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활동을 못하는 부분도 생기게 되니까 이런 부분이 어떻게 보면 어머니로서 할 수 있는 헌신의 모습이겠구나 그런 걸 좀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며 “그렇다고 그게 막 불행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거든요. 클라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당연한 삶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 안에서 또 감사함과 행복함을 찾았던 것처럼 저도 이제 그런 삶을 살고 있으니까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대가 좀 많이 생겼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김정화가 출연하는 연극 ‘슈만’은 오는 4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더굿씨어터에서 공연된다. /cykim@osen.co.kr
[사진] H E&M, UMI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