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FNC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밴드 씨엔블루는 공연 내내 무대를 떠나지 않았고, 관객들은 좀처럼 자리에 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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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블루는 지난 17~18일 양일간 서울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한 '2026 씨엔블루 라이브-쓰릴로지'에서 쉴 틈 없이 라이브 무대를 이어가며, 관객들과 '에바뛰(에브리바디 뛰어)'로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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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명 '쓰릴로지'는 씨엔블루 세 명의 멤버가 각자의 축을 이루고, 그 균형 위에서 완성된 하나의 체계를 의미한다. 지난 7일 발매한 정규 3집과 동명의 타이틀로, 앨범에 담긴 음악과 메시지를 공연으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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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공연에는 정규 3집 '쓰릴로지' 수록곡 10곡 전곡을 무대에 올렸다. 타이틀곡 '킬러 조이'를 비롯해 '레디, 셋, 고!', '로우키', '투 더 문 앤 백', '블리스', '그러나 꽃이었다', '우리 다시 만나는 날', '기억의 온도', '사소한 것들이 좋아서', '인생찬가'까지. 신보 '쓰릴로지' 수록곡들의 향연으로, 콘서트 '쓰릴로지'의 정체성이 또렷해졌다.

씨엔블루 정용화. 사진 제공=FNC엔터테인먼트

여기에 '직감', '러브', '아임 쏘리', '외톨이야' 등 히트곡들도 더해지며, 씨엔블루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 무대에 담겼다.

씨엔블루 이정신. 사진 제공=FNC엔터테인먼트

멤버들도 공연하는 내내 세트리스트에 만족감을 보였다. 이정신은 "신구의 조합이 좋은 것 같다. 옛날 곡도 있고 최신 곡도 포함돼 있다. 뿌듯하다"고 했고, 정용화는 "정규앨범에 있는 곡들을 다 넣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에는 극한으로 힘들었다"며 "여러분 에너지를 받아 월드 투어를 잘 마무리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씨엔블루 강민혁. 사진 제공=FNC엔터테인먼트

특히 오프닝부터 '에바뛰'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인상적이었다. '레디, 셋, 고!', '캐치 미', '레이서'로 무대를 연 정용화는 "시작부터 장난 아니다"며 "끝까지 '에바뛰'가 많다. 여러분 체력을 믿고 있다"고 웃었다. 이후 '엉터리', '직감', '로우키', '99%'로 이어진 무대에서도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뛰며 '에바뛰'를 함께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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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블루의 완벽한 라이브 무대와 관객의 점프가 맞물리며, 핸드볼경기장은 웅웅 울리기까지 했다. 이정신은 "너무 잘 뛰어서 저도 귀에 땀이 들어갔다"고 했고, 정용화는 "작정하고 오신 것 같다. 심박수가 확 올라온다. 최고의 관객 매너를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민혁 역시 "드럼을 치며 앉아 있는데도 제 심박수를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사람은 여러분밖에 없다"며 관객들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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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날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라이브'였다. 씨엔블루는 VCR 없이 무대에 계속 서서 '연주와 보컬' 라이브를 이어갔다. 일반적인 K팝 콘서트처럼 몇 곡마다 VCR을 틀어 아티스트의 휴식 구간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를 꽉 채우는 구성으로 '밴드 콘서트' 밀도를 증명했다.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하지만, 섹션 중간중간에도 관객들과 소통하며 각 곡에 대한 짧은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곡마다 결을 짚어내며 공연의 맥락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블리스', '도미노', '라디오' 무대 이후에는 이정신이 "'블리스'는 만찢남이 부른 것 같고, '도미노'는 클럽에서 잘 노는 오빠, '라디오'는 인디 밴드 신에서 잘 나가는 오빠가 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히트곡 '러브' 전에는 '러브, 러브, 러브', '클랩, 클랩, 클랩' 구호를 외쳤고, 이어진 '사소한 것들이 좋아서' 무대를 두고는 정용화가 "여러분과 우리의 사소한 추억들이 저희에겐 특별하다. 사소한 것들을 모아 특별하게 만들어 보자"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용화의 신디사이저 연주는 한층 더 '밴드 공연'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정용화가 기타와 보컬에 더해 신디사이저까지 직접 연주하며, 기존 밴드 사운드에 새로운 질감을 입힌 것. 정용화 또한 "씨엔블루의 모토는 여러 가지에 도전하는 것이다. 옛날에 했던 그대로 하면 진부할 것 같아서, 밤새도록 공부를 해서 사운드를 만들었다. 신디사이저를 처음 개시를 했는데, 좋아해 주셔서 뿌듯하다.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씨엔블루 되겠다"고 전했다.

'에바뛰' 하는 무대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섹션도 이어졌다. '기억의 온도', '과거 현재 미래', '그러나 꽃이었다' 무대는 공연의 온도를 잠시 낮추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정용화는 "'그러나 꽃이었다'라는 문장을 꿈속에서 들었다"며 "모두가 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곡에 담긴 메시지를 짚었다.

이어 '투 더 문 앤 백', '헷갈리게', '아임 쏘리'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린 씨엔블루는 신보 타이틀곡 '킬러 조이'로 본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전주가 흐르자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에바뛰'를 실천했다. 강민혁은 "여러분 덕에 미친 듯이 놀았다. 박수도 같이 따라해 주시고, 소리 질러 주시고, 뛰어 주시고. 정말 여러분과 함께 한 것이 꿈만 같다"며 감격했다.

공연을 시작한 지 약 2시간 30분. 본 공연이 끝나자, 그제서야 씨엔블루는 무대를 떠났다. 그러나 객석의 '에바뛰'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관객들은 일제히 '앙코르'를 외쳤고, 이제 막 무대 뒤로 내려갔던 멤버들은 숨 고를 틈만 가진 채 다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런 전주도 깔리지 않은 채, 적막 속에서 돌출 무대로 나온 정용화는 기타를 들고 섰다. 연주를 시작할 듯 손을 올렸다가 멈추고, 짧은 음을 툭툭 튕기며 관객들과 '밀고 당기기'를 이어갔다.

긴장감이 충분히 쌓인 그 '밀당' 끝에 울려 퍼진 멜로디는 씨엔블루 시작을 알린 데뷔곡 '외톨이야'였다.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외톨이야'를 따라 불렀고, 공연장은 단숨에 2010년으로 되돌아�?다.

끝으로 이정신은 "신곡 10곡 다 할 거라고 했는데, 오늘 여러분이 듣고 싶은 노래 다 들으셨냐"고 물었고, 정용화는 "앨범에서 못다 한 노래가 남았다"라며 "여러분의 목소리가 필요한 노래다. 저희가 여러분에게 바치는 노래기도 하지만, 여러분이 함께 불러줘야 이 공연장의 세계관이 만들어질 것 같다"라면서 마지막으로 신보 수록곡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인생찬가'를 부르며, 무대의 마침표를 찍었다.

라이브 연주와 보컬로 쉴 틈 없이 이어진 공연, 모두가 함께 '에바뛰'한 무대, 히트곡과 신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구성은 씨엔블루가 왜 16년 내공의 'K아이돌 밴드 원조'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오늘 이 순간이 여러분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는 정용화 말처럼, 이날 공연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꺼내 볼 기억이 됐다.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투어 포문을 연 씨엔블루는 이 기세를 안고 이제 글로벌 무대로 향한다. 마카오, 타이베이, 멜버른, 시드니, 오클랜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자카르타, 요코하마, 아이치, 고베, 홍콩, 방콕, 가오슝 등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투어를 전개할 예정이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