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이 ‘강변가요제’의 품위를 지키는 창작곡들을 많이 선보였어요.”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만난 가수 박선주는 흡족스러워했다. 그는 21년 만에 부활한 '강변가요제' 심사위원이다.
'강변가요제'는 1980~1990년대 대학가요제와 가요제의 양대산맥으로 통했다. '귀로'의 박선주를 비롯 이선희, 이상은, 주현미 등의 톱가수를 배출하며 신인 뮤지션들의 등용문으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제22회 대회를 끝으로 역사의 뒷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라는 타이틀로 부활을 선언했다. 심사위원장인 퓨전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과 박선주 그리고 또 다른 심사위원인 윤일상은 '강변가요제'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남달랐다.
세 사람 모두 "싱어송라이터의 축제라는 방향을 잡은 덕에 기존의 보컬 위주의 경연 프로그램과는 차이가 있다"고 자부했다.
'끝사랑' '애인…있어요' '아모르 파티' 등 다양한 장르의 히트곡을 가진 윤일상은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이 가장 장점"이라며 이번 '강변가요제' 참가자들을 추어올렸다.
"이 정도의 진정성을 가진 참가자들이 (가요제에) 이렇게 많은 적이 있었나 싶어요. 전 참가자가 상향 평준화를 이루고 있는데다 작곡가인 저마저도 '어떻게 저렇게 잘 쓰지?'라고 생각해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이의 꿈'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등 당대 히트곡을 낸 김종진 역시 "세월이 지나며 음악의 장르가 다양해졌다. 그래도 여전히 '강변가요제'의 정신이 살아있는 곡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21년만에 부활한 '강변가요제'인 만큼 올해 심사 포인트가 앞으로의 '강변가요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윤일상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라는 경연 프로그램의 기조는 이어간다. 하지만 '강변가요제'만의 색은 유지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창작 경연 때 흥분되는 일이 없는데 이번엔 기대가 굉장히 크다"고 설??다.
박선주는 "과거 '담다디' 'J에게' '귀로'가 전국민의 입을 통해 불렸다. 이번 참가자들의 노래도 그런 인기를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변가요제가 잠들어 잇는 지난 20년 간 국내 수많은 오디션이 명멸했다.
김종진은 "한국 음악계에 현재 경연 프로그램이 크게 자리를 잡았지만 다른 사람의 곡을 얼마나 잘하고 율동을 잘하는가에 초점이 맞춰 있다"라며 "하지만 '강변가요제'는 창작을 통해 '순수'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커버곡에 대한 비하는 아니다. 음악활동의 뿌리인 창작이 '순수'이고 이런 뿌리가 없으면 음악이 생기지 않는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3차 예선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번 강변 가요제의 1차 예선에 지원한 팀은 1200팀. 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차에 40팀이 붙었다. 3차에 진출한 팀은 2차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이런 치열한 경쟁률은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강변가요제'의 위상을 새삼 확인케 했다. 본선은 9월 3일 오후 7시에 원주 간현관광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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