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올해 두 편의 한국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무대를 화려하게 빛낸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경쟁 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9일 오후 6시(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제79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리스트를 발표했다.
집행위원회는 이날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고 밝혔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나 감독이 2016년 '곡성' 이후 10년 만에 공개하는 신작으로,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나 감독은 데뷔작 '추격자'로 2008년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황해'는 이례적으로 개봉 이듬해인 2011년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곡성'은 2016년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칸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올해 '호프'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나 감독은 한국 감독 최초로 장편 연출 작품 전부가 칸 영화제에 초청되는 특별한 영예를 안았다.
특히 칸 영화제의 경쟁 부문은 전 세계에서 단 20편 내외의 작품만을 엄선하여 초청하는 핵심 섹션으로, '호프'가 나 감독의 첫 경쟁 부문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또한 이번 초청은 2022년 '헤어질 결심', '브로커' 이후 4년 만에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프'로 네 작품 연속 칸 영화제에 초청된 나 감독은 "영광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 분발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누아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영화제 기간 중 자정에 상영한다.
5월 국내 개봉 예정인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배우 전지현을 비롯해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해 '연니버스'를 완성했다. 연 감독은 2012년 '돼지의 왕'(감독 주간), 2016년 '부산행'(미드나잇 스크리닝), 2020년 '반도'(오피셜 셀렉션)에 이어 '군체'로 네 번째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연 감독은 "'군체'라는 작품을 칸 영화제라는 전 세계인들의 영화 축제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전 세계 장르 영화 팬들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된 것에 흥분된다"며 "함께 했던 배우들과 한국의 장르 영화를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오겠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은 프랑스 감독 피에르 살바도리의 '라 베뉘스 엘렉트리크'다. 올해는 한국인 최초로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