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 정주리 감독, 연상호 감독(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올해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영화가 공식 초청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칸 영화제 사무국은 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제79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리스트를 발표한다. 공식 부문에는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미드나잇 스크리닝 등이 있다.

안도 사쿠라(왼쪽), 김도연. 스포츠조선DB, 사진 출처=연합뉴스

한국영화 중 가장 유력한 경쟁 부문 후보로 꼽히는 작품은 나홍진 감독의 '호프'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나홍진 감독이 2016년 '곡성' 이후 10년 만에 공개하는 신작으로,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만약 '호프'가 초청을 받게 된다면, 나 감독은 '곡성'이 비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후 10년 만에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영화 '군체' 제작보고회가 6일 오전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고수, 김신록, 신현빈,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이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6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도 초청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도라'는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상처를 지닌 소녀가 또 다른 여성과의 만남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에서 주연을 맡았던 일본 배우 안도 사쿠라가 처음으로 한국영화에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도연이 합류하며 서사의 깊이감을 더했다. 정 감독 역시 칸 영화제와 인연이 있다. 2014년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고, 2022년 '다음 소희'가 비평가 주간 폐막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김현주(왼쪽), 배현성. 스포츠조선DB

연상호 감독의 '군체'와 '실낙원'도 초청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5월 개봉 예정인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배우 전지현을 비롯해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해 '연니버스'를 완성했다.

박찬욱 감독. 스포츠조선DB

'실낙원'은 연 감독이 '얼굴'에 이어 선보이는 저예산 영화다. 실종 사건으로 잃었던 아이가 9년 만에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영화로, 배우 김현주와 배현성이 호흡을 맞췄다. 연 감독은 2012년 '돼지의 왕'으로 감독 주간에, 2016년 '부산행'으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장르적 색채가 강한 '군체'와 '실낙원' 역시 비경쟁 부문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등에서 선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이날 발표되는 공식 부문 외에도 감독 주간, 비평가 주간 등 비공식 부문에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공식 기자회견 이후에도 추가 초청작이 공개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는 칸 영화제 장편 초청작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일로, 침체를 겪던 한국 영화계가 위기를 실감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단편 부문에선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안경'이 비평가 주간에 초청을 받았다. 허가영 감독의 '첫여름'은 한국영화 최초로 학생 영화 부문인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1등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은 프랑스 감독 피에르 살바도리의 '라 베뉘스 엘렉트리크'다. 특히 올해는 한국인 최초로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