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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혈액암을 투병 중이던 '국민 배우' 안성기의 건강상태가 위중하다.

사진=엣나인필름

31일 안성기는 전날인 30일 오후 4시께 자택에서 음식물을 섭취 중 목에 걸린 채로 쓰려진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안성기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자택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현재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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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의 건강 상태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안성기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이날 오전 스포츠조선을 통해 "안성기가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되어 현재 의료진의 조치하에 치료받고 있다"며 "정확한 상태 및 향후 경과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판단을 토대로 확인 중에 있다. 배우와 가족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하다"고 말을 아꼈다.

안성기의 건강 상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한 연예 매체는 이날 오후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측의 말을 빌려 "안성기가 우려했던 가장 위험한 상황은 넘겼다.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현재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고,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안성기가 이사장으로 맡고 있는 재단이다.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성기. 여기에 미국에서 거주 중인 안성기의 큰아들이 급히 귀국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전 국민의 걱정과 우려가 커졌다. 이에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재차 "아직 안성기의 건강 상태 차도를 언급할 단계 아니다. 배우와 가족들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추측성 보도는 자제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안성기는 만 5세의 나이에 1957년 개봉한 영화 '황혼열차'(김기영 감독)를 통해 데뷔해 1960년 '하녀'(김기영 감독), 1980년 '바람 불어 좋은 날'(이장호 감독), 1984년 '고래사냥'(배창호 감독), 1990년 '남부군'(정지영 감독), 1993년 '투캅스'(강우석 감독), 1994년 '태백산맥'(임권택 감독), 1998년 '퇴마록'(박광춘 감독), 1999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 감독), 2003년 '실미도'(강우석 감독), 2006년 '라디오 스타'(이준익 감독), 2007년 '화려한 휴가'(김지훈 감독), 2012년 '부러진 화살'(정지영 감독), 2014년 '신의 한 수'(조범구 감독), 2015년 '화장'(임권택 감독), 2019년 '사자'(김주환 감독), 2020년 '종이꽃'(고훈 감독), 2021년 '아들의 이름으로'(이정국 감독), 2022년 '한산: 용의 출현'(김한민 감독)까지 약 60여년간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 한국 영화사를 관통하는 진정한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안성기는 지난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뒤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투병 초기 당시 '과로'로 알려진 안성기의 건강 상태에 대해 무분별한 추측이 쏟아졌는데, 안성기는 2022년 열린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스스로 혈액암과 투병 중인 사실을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전과 달라진 부은 얼굴과 잠긴 목소리, 불편한 거동 등 더이상 투병 사실을 숨길 수 없었던 것.

안성기는 개막식 이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혈액암이 발병해 투병 중이다. 항암 치료를 받고 건강이 좀 나아져 외출할 수 있었다"며 '배창호 감독 특별전'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고 더불어 "(항암 치료로 머리가 빠져) 가발을 착용 중이다. 고(故) 강수연의 장례 때도 (항암 치료받느라) 늦게 갔다. 건강이 많이 좋아졌는데, '한산' 무대 인사는 머리가 이래서 못 갔다. 이 머리로 작품을 할 수 없고 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한 지난 2023년 4월 열린 제4회 4·19 민주평화상 시상식에서 전보다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다시 한번 대중 앞에 나선 안성기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벅찬 감동을 느끼며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시기에 건강 문제가 생겨 한동안 투병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다시 거의 건강을 회복했다"며 "남아있는 내 삶에서 열정을 다해 작은 힘이지만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신명을 바치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그해 열린 고 강수연 추모전 개막식을 비롯해 4·19 민주평화상 시상식, 제10회 들꽃영화상, 제43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 등에 연이어 참석한 안성기는 조금씩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팬들을 안심 시켰으나 1년 만인 2025년 마지막 날 위독한 건강 상태 소식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