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대홍수' 김병우 감독이 김다미 배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김병우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등의 작품으로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물의 다층적인 감정을 다루어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아온 김병우 감독이 연출을 맡아 메가폰을 잡았다.
극중 김다미가 인공지능 연구원이자 인류의 마지막 희망 안나 역을 맡아 6살 아들을 지키려는 엄마로 변신, 인공지능 연구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는 안나의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면면을 생생하게 표현해낸 가운데, 김병우 감독이 김다미를 향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병우 감독은 김다미의 캐스팅에 대해 "영화에서 첫 장면부터 너무 엄마처럼 보이면, 인물이 더 이상 갈 데가 없지 않나. (처음 볼 때) '친엄마가 맞나? 잘 안 어울리는 데'로 시작을 해야. 캐릭터가 가야 할 방향이 제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다들 처음에 주변에 그런 이야기 쓰는데, 캐스팅 물어볼 때, 이 사람이면 좋겠다 했을 대. 다들 ‘왜?’라고 말씀을 많이 했다. 그런데 편집본 보고 나서, 왜 이 배우가 적격인지 알 거 같다고 말을 해주기도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감독은 김다미 배우에 대해 "이 영화는 특이하게 저의 반성을 수반하게 된다. 제가 얼마나 고생을 시켰는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근데 안 찍을 수는 없다. 어떡하냐. 너무 고생한다 생각하긴 했다"라며 "보셔서 아시겠지만, 물살에 계속 치이지 않나. 물이 호수 물처럼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고.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바다로 생각해달라’라고 했다. 최소 동해 먼바다로 생각하자고 했다. 물은 그 정도로 세고 강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힘들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힘들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물살을 약하게 할 수는 없지 않나. 특별한 불만 없이 받아주셨고, 이걸 왜 이렇게 찍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해 주셨다. 어렵게 힘들게 여러 테이크를 가면 지치기도 한다. 메이크업도 힘들고. 머리가 미역줄기도 되기도 하고"라며 "갑자기 생각해 보니 끔찍하다. 그걸 어떻게 했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열몇 테이크를 간 적이 있다. 그때 ‘이건 더 찍으면 안 될 거 같다’고 해서 컷을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제가 있는 모니터랑 수조 모니터 세트장이랑 100m 정도 거리가 있었다. 배우님 상태를 화면으로 밖에 볼 수 없었는데, 한 번 더 가자고 하더라. 그럼 저희 쪽에서는 ‘와’라며 낮은 탄성이 나왔다. 고생 많이 해주셨다. 저도 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라며 "이야기하니까 점점 미안하다. 어느 순간부터 눈을 못 마주치겠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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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