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세

영화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을 만들며 시대를 풍미한 이원세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

영화계에 따르면, 이 감독은 19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1940년 생인 이 감독은 김수용 감독 조연출로 활동하며 영화를 배운 뒤 1971년 영화 '잃어버린 계절'로 데뷔, 198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간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며 30여편을 만들었다. 이후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사실상 은퇴했다. 이 감독 마지막 연출작은 1985년에 나온 ‘여왕벌’이다. 그는 2021년 춘사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으며 "현재 시나리오를 쓰고 있으며, 곧 새 영화로 돌아오겠다"고 해 복귀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표작은 1977년에 나온 '엄마 없는 하늘 아래'와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영화화 해 1981년 발표한 동명 영화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는 박근형·김재성·이경태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 아버지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홀로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13세 소년 '영철'의 이야기를 그렸다. 당시 이 작품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속편 2편이 추가로 제작되기도 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이 영화를 보고 크게 감명받아 전국 국민학교에서 단체 관람하게 한 건 잘 알려진 일화다.

이 감독이 다시 한 번 주목 받은 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통해서였다. 원작을 따라 급격한 산업화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치열한 사회 비판 의식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배우 안성기가 주연을 맡았다. 다만 이 영화는 당시 전두환 정권 하에서 제작되며 상당 부분을 편집당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인정받아 대종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외압으로 인해 시상식 직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감독은 1974년('특별수사본부 배태옥 사건')과 1980년('돛대도 아니 달고'), 1982년('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세 차례나 백상예술대상 감독상을 받으며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명감독으로 인정받았다. 또 1973년엔 청룡영화상 신인상('나와 나'), 1984년엔 대종상 작품상('그 여름의 마지막 날')도 받았다.

빈소는 김포 뉴고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이며, 발인은 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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