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실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공격으로 일상의 모든 것이 사라진 세상. 든든한 방패 같던 아빠가 아이들 대신 죽고 살아남은 가족들은 위험에 노출된다. 세 명의 아이가 있는 싱글 맘에, 그들을 지켜주던 집도 파괴됐다. 극한의 상황 속 엄마는 갓 태어난 아기까지 안고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서고,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는 생존을 위해 괴수와 맞서 싸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전편에서 아빠의 희생 이후 살아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리를 내면 괴생명체가 공격해오는 극한 상황은 지속되고, 가족들은 살아남기 위해 집 밖을 나서지만, 절체절명의 위기를 마주한다.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가 죽은 뒤,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은 갓난아기를 안고 청각장애가 있는 모험심 강한 딸 레건(밀리센트 시먼스), 겁 많은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와 함께 농장을 떠나 맨발로 길을 나선다.

그동안 넘어가보지 못한 길을 넘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에 다다르고, 아빠의 친구였던 에멧(킬리언 머피)을 만나 괴수들과 맞설 채비를 한다.

괴생명체의 첫 등장을 담은 오프닝 신은 스릴러 영화의 시작을 제대로 알린다. 차 보닛 위로 달려드는 괴생명체부터 정신없이 도주하는 수십 명의 사람들, '에블린'의 차를 향해 돌진하는 버스까지 평화로운 작은 마을의 일상을 송두리째 깨트리는 혼돈과 충격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후 영화는 그로부터 484일 후를 비춘다. 전편에서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하던 괴수들은 인간을 탐지하고 쫓기 위해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영리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생존자들도 괴수들의 약점을 파악하며 그들에 대응하는 법을 터득해 나간다.

가족들이 집 밖으로 나오며 규모는 커졌지만 괴수들의 정체와 약점이 드러난 탓인지 탄탄한 짜임새에도 오금 저리는 공포는 기대하기 힘들다. 끈끈하고 애틋한 가족애와 고난에 맞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인물들의 변화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족 드라마로도 읽힌다.

2018년 공개된 1편은 전 세계에서 제작비의 20배에 달하는 3억4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다. 2편도 지난달 미국에서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개봉해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 스코어는 물론 연휴 나흘 동안의 성적만으로 올해 북미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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