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우먼(I Am Woman)’은 미국 팝 가수 헬렌 레디가 빌보드와 그래미를 접수하기까지 용기 있는 삶이 담긴 영화다.
영화 제목, '아이 엠 우먼'은 헬렌 레디가 부른 노래 제목이다. 세계 3대 여성 가수로 꼽히는 헬렌 레디는 70년대를 대표하며 '아이 엠 우먼'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여성 팝 보컬 상을 받았다.
영화는 1966년 뉴욕에서 시작된다. 호주 출신인 헬렌 레디는 가수로서 꿈을 안고 세 살 난 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고 차가웠다. 비틀스 등 남성과 밴드 중심의 시장에 여성 가수는 불필요하다는 이야기만 돌아왔다. 싱글맘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손님이 몇 되지 않는 바에서 노래를 불렀지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연주를 하는 밴드보다 급여를 적게 받았다. 현실의 팍팍함은 물론 어린 딸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호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 록 저널리스트 '릴리언'과 친구가 되며 힘을 얻는다. 로큰롤 백과사전을 쓰겠다는 릴리언과 가수의 꿈을 꾸는 헬렌 레디, 두 사람은 함께 세상에 맞서자며 우정을 나눈다.
파티에서 만난 '제프'와는 동반자가 된다. 그는 헬렌 레디에게 매니저가 돼 주겠다며 스타로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제프는 뉴욕에선 희망이 없다며 로스앤젤레스로 가자고 제안하고, 헬렌 레디는 새 희망을 품고 모험을 해보겠다며 함께 나선다.
제프는 새 기획사에 취직하지만, 헬렌 레디는 정작 더 외로워진다. 가정주부의 현실을 인정하라는 제프에게 헬렌 레디는 "틀렸다"며 그가 약속했던 기회를 만들게 한다. 그렇게 그녀는 청아하고 당당한 목소리로 빌보드 13위에 오르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녀는 1972년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아이 엠 우먼'을 내놓지만, 남자 제작자들은 모두 반대한다. 사람들이 여성운동을 싫어한다는 말에 헬렌 레디는 자신이 바라는 건 평등이라며 남성 혐오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당시 여성들은 평등과 변화를 촉구하며 거리로 나왔고, 양성평등 개헌안 등 논의가 이뤄졌던 때였다. 헬렌 레디의 '아이 엠 우먼'은 시대의 목소리를 담아 여성들의 지지를 받으며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고 세계적 스타가 됐다.
가수로서 성공하며 명성을 얻었지만, 화려한 조명 뒤의 삶은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릴리언과의 우정은 흔들렸고, 제프는 본래의 모습을 점점 잃어갔다. 딸 트레이시와의 사이도 소원해졌다. 어두컴컴한 집의 헬렌 레디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영화는 여성으로 사는 삶이 녹록지 않았던 시대에 정면으로 맞선 헬렌 레디의 용기와 도전, 그 뒷이야기 등 삶을 다루고 있다. 차분하게 극이 전개되지만, "세상을 바꾸는 건 음악"이라는 그녀의 삶이 노래와 함께 감동적인 울림으로 다가온다.
영화를 보고 나면 헬렌 레디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진다. '아이 엠 우먼'은 국제 여성의 날 축가로 지정돼 지금도 페미니즘 운동을 상징하는 곡으로 꼽힌다. "나는 강해. 나는 꺾이지 않아"라는 '아이 엠 우먼' 가사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며 변화를 요구하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영화가 완성된 후인 지난 9월29일 헬렌 레디는 세상을 떠났다.
헬렌 레디로 변신한 틸다 코브햄-허비는 20대부터 40대까지 30년 인생을 소화하며 열연을 펼쳤다. 한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라고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문은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문 감독의 남편이자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촬영감독 디온 비브가 참여했다.
내년 1월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