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훈 감독의 한국 단편문학 마지막 프로젝트이자 첫 뮤지컬 애니메이션 ‘무녀도’가 11월 24일 개봉을 확정하고, 메인 포스터와 메인 예고편을 동시에 공개했다.

‘무녀도’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소멸해가는 무녀와 신구세대의 운명적 갈등을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김동리의 단편소설 ‘무녀도’(1936)가 원작이다. ‘소중한 날의 꿈’(2011),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 ‘소나기’(2017)를 작업한 안재훈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한국 단편문학 마지막 프로젝트다. 지난해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라 불리는 제44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경쟁 콩트르샹 섹션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기대작이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신과 통하는 무녀인 엄마 모화가 춤사위를 펼치는 모습과 엄마와는 다른 신을 품게 된 아들 욱이가 기도하는 모습, 신이 깃든 딸 낭이가 붉은 하나의 띠로 둘러싸여 눈길을 모은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욱이의 옷에는 십자가, 모화의 옷에는 작약, 낭이의 옷에는 복숭아가 그려져 있어 각 인물을 나타내는 패턴에 담긴 의미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어둑한 나무 숲 배경은 운명적인 대립과 갈등을 다룬 묵직한 기운이 느껴진다. '한국문학과 애니메이션의 마술적인 조우'라는 카피처럼 색과 음을 품고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피어난 '무녀도'는 몽환적인 배경과 인물별로 상징적인 이미지를 담아낸 메인 포스터를 통해 끈으로 묶어진 것처럼 단단한 한 가족 관계가 어떠한 결말에 이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신과 통하는 무녀인 엄마 모화, 신이 깃든 딸 낭이, 다른 신을 품은 아들 욱이의 운명적인 갈등이 시작될 것을 예고한다. 굿을 치르는 모화에게 '신령님이 아직 노여움을 풀지 않은 모양이네'라고 말하는 마을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영험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끼는 모화의 굿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임을 짐작하게 한다. 모화는 10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들 욱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만 서로 다른 신을 품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이들의 운명적인 갈등이 시작된다. 욱이는 동생 낭이에게 '사람은 누가 만들었는지 아니?'라는 질문과 함께 자신의 신에 대해 알려주려고 하지만, 모화는 그런 욱이가 잡귀가 단단히 들었다며 탐탁지 않아 할 뿐이다. 중간중간 신비로운 분위기의 배경과 춤을 추는 모화와 낭이 장면 등 철저히 고증된 작화와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면서 무녀 '모화'의 일생을 건 마지막 굿판이 어떻게 시작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메인 예고편에 사용된 배경음악은 '모화'와 '욱이' 역을 맡은 실력파 뮤지컬 배우 소냐와 김다현이 참여한 OST로, 색과 음을 품고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피어난 김동리 문학의 정수 '무녀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