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날씨는 매섭고 차갑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기승을 부린 2021년 2월 9일의 이야기다. N년 전 오늘도 추위와 따스함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오쎈 타임머신을 타고 그날로 떠나보자.

#2020년 2월 9일

1년 전 오늘, 한국 영화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까지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오스카)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것.

이날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까지 가장 굵직한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비(非)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한국 영화는 물론 아카데미의 새 역사를 쓴 봉준호 감독은 트로피를 들고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건 아니지만 이 각본상은 한국에서 첫 번째 받는 아카데미상” 등의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2019년 2월 9일

남자 아이돌 연습생들이 소속사 여성 대표를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남자 아이돌 연습생 6명은 소속사 대표와 그의 동생을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는데 고소인 중에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출신 연습생들도 포함돼 있어 더 큰 논란이 불거졌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연습생은 "공연 후 횟집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허벅지를 만지는 등 터치를 심하게 했다. 나중엔 손이 안쪽으로 들어오더니 성기 부분까지 손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연습생은 "러브샷을 하자고 하는 등 우리를 남자 접대부 취급했다",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소속사 측은 연습생들이 계약 해지를 위해 허위사실을 주장한다며 “지난 10월에 회사와 직접적인 면담이 있었다. 이후 부모님들과 만났을 때 성추행 이야기를, 성기를 만졌다고 하더라. 허위 사실을 가지고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2016년 2월 9일

하지만 아이돌 세상에 씁쓸한 이슈만 있던 건 아니다. 2016년 2월 9일 방송된 MBC ‘2016 아이돌스타 육상·씨름·풋살·양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에서 빅스가 남자 씨름 최강자로 떠올랐다. 방탄소년단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역시 혼성으로 진행돼 특별함을 더했다. AOA-빅스 연합이 방탄소년단-러블리즈 연합을 꺾고 결승에 올라 CLC-비투비와 맞붙었는데 특히 육성재는 주몽으로 분장해 우승을 거머쥐어 팬들을 더욱 웃음 짓게 했다.

여자 60m 달리기에서는 여자친구 유주가 새로운 체육돌의 탄생을 알렸다. 남자 풋살 준결승전에서는 빅스 레오가 이끄는 ‘FC청담’과 하이라이트 윤두준이 이끄는 ‘MBC의 아들들’의 승부가 펼쳐졌다. 결과는 ‘FC청담’의 압승. 레오와 엑소 시우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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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연중라이브, 아육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