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SBS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15회 김소연의 피아노 신을 들수 있다.

이 에피소드에서 딸 천서진(김소연)의 불륜사실을 알게된 천명수(정성모)는 "집안의 수치"라며 천서진의 모든 것을 빼앗아버렸다. 제안했던 이사장직도 회수했고, 현재의 청아예고 예술부장 자리도 빼앗았다. 뿐만아니라 물려주기로 했던 유산도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이에 빗속에서 천명수를 뒤따르던 천서진은 오열하고 절규했다. 급기야 "넌 더 이상 내 딸이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자 포효했고 천명수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쓰러지자 아버지를 살리려고 하기보다는 천명수의 변심한 내용이 담긴 서류를 챙기기에 바빴다.

그리고 온몸이 아버지의 피로 뒤덮인 채 헤라팰리스로 돌아와 피아노 앞에 앉은 후 "날 이렇게 만든건 아버지예요. 너무 억울해 마세요. 그래도 하나는 해주고 가셨으니"라며 광기어린 연주를 선보였다. 말이 필요없는 열연으로 단숨에 '연기대상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펜트하우스'의 대본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는 스포츠조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신에 대해 "정말 우리드라마에 선물같은 신이었다"고 뿌듯해했다.

김 작가는 "몇번을 돌려볼만큼 최고였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김소연 배우는 감정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캐스팅 될 때부터 몇달을 연습해서 실제로 피아노 연주를 했다"며 "배우의 그 놀라운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작가는 "실제로 대본을 쓸 때도 15회 엔딩을 가장 기대했었다. 김소연 배우가 너무 잘해줘서 작가로서 배우의 연기에 업혀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